매일의 양식

'그냥' 좋은 사람, '그냥' 싫은 사람

해피제제 2011. 5. 13. 06:42
1독서

사울은 사흘 동안 앞을 보지 못하였는데,
그 동안 그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가거라. 그는 …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복음말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단상

"나는 그냥 그 사람이 싫어요!"

참으로 황당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싫을 수가 있을까?
아마도 사람이니 또 그럴 수 있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곧잘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 살갑게 대하더니
어느사이엔가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 관계가 깨지기 시작하는 것이 좀처럼 알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급기야는 한 편에서는 아에 말도 섞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다른 한 쪽에서는 부단히도 노력하지만
이미 마음이 닫혀진 상대에게서는 도통 반응이 없다.
오히려 차가운 기운 뿐이다. 

그이들의 관계를 처음부터 지켜본 나는 황당할 노릇이다.
각자에게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다가 서로가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대화를 나누도록 안내도 하고
그래서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제는 그냥 '아는 사이' 지낸다.
이 말인 즉슨, 아무런 관계도 아닌 사이를 의미한다.

종종 사람에게 놀라는 때가 있다.
전혀 그래보이지 않던 사람에게서 참으로 낯선 면을 보게 될 때,
참으로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이 사람이 내가 아는 그이가 맞나?'

그러고보니 내가 가족을, 친구를, 수도회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유도 별반 없다.
'그냥'이다.
어떤 이유가 없다.
찾으려면 찾겠지만 그런 것 또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무언가 한계가 있는 대답들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싫어하는 데에도 '그냥'일 수가 있다는 것,
이번 경우를 통해서 알게 된다.

'그냥' 그 사람이 싫다는 데에 무슨 이유가 있을까!

아무튼 그 벗들을 위해 화살기도를 날려본다. ~~슈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