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그리움의 몸짓

해피제제 2011. 10. 28. 06:17
1독서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복음말씀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단상

영원한 것을 바라며 살아갈 수 있지만
끝내 영원을 찾지 못하고 떠나가는 이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럴 용기마저 어찌할 수 없는 이들은
더 안으로 단단해져 차가운 수도자가 되어 간다.

자기 안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너무 많이 몰두해 있다가
정작 쏟아지고 있는 은총들에는 마음을 굳게 걸어 잠근다.
그 문제들이라는 게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데에 한 표 던진다.
그래서 내가 '믿는다'는 영원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청할 뿐이다.

수도자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데 아등바등 애쓰다가
온 몸이 피멍이 들고 마음은 팍팍한 사막이 되어 간다면
그 물기없는 수도자를 밖의 이들은 더 잘 알아 차린다.

좋은 것도 한 두 번이지,
온 삶의 팍팍함을 지혜가 아닌 지식에, 쓰고 없어질 물질에, 한계 있는 사람에게서 찾는다면
언젠가는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내 삶이 와르르 무너지게 되리라.
모퉁잇돌 위에 사라질 이 생의 것들을 하나 둘 올려 둔다면 
허무도, 불안감도, 때때로 손님처럼 찾아드는 설레임도 반겨 맞이할 수 있으리라.

허무가 찾아 들때는 '이 삶 별거 있겠어' 가볍게 웃어 넘기고,
불안감이 찾아 들때도 불안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니 그 긴장을 제대로 마주 하면 그만,
설레이는 사랑이 찾아 든다면 지금껏 그랬듯 내 사랑은 영원이기에 그저 보듬아 안아 줄 뿐.....


이렇게 또 주저리주저리 '영원'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침부터 올라오는 이 두근거림이 뭘까?' 를 올려두고 보니
떠오르는 얼굴 하나 있어 그이에게 사랑과 고마움을 전한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몸에 손을 대려는 수많은 사람들 틈의 내 간절함에 화들짝 놀라게 되고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은 자연스레 영원을 향해 엎드리게 하니
매일 같은 이 몸짓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향한 그리움의 표현이다.  

영원과 현실 사이, 나는 늘 이렇게 유약하다.
그게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