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깨어 산다는 것

해피제제 2011. 8. 26. 08:07
1독서

형제 여러분, 우리는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는지 우리에게 배웠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우리가 주 예수님의 권위로 여러분에게 지시해 준 것들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복음말씀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단상

언젠가 수도회 측에서 사도직을 위해 땅 일만평을 구입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구입할 시기가 되었느데 그 아파트 부녀회 측에서 연락이 왔다.
한 평당 130만원 하는 것을 100만원에 팔테니 그중 20억을 부녀회 측에 기부하고
나머지 10억 차액은 수도회 측에서 이익을 보라는 이야기다.

당시 관구장 신부님은 사무국장 신부님을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신부님 우리가 세상의 방식대로 살아간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우리 그 땅 구입하는 거 그만둡시다." 하고 결국은 땅 구입을 포기했다.


이주민지원단체 다섯 곳에서 차량 1-2대씩 분량의 금액을 시에서 지원 받았다.
그런데 2대를 지원받은 단체가 한 대 밖에 가지 못하고 한 대 분량의 금액을 협의회에 반납했고,
협의회는 시에다가 그것을 반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시에서는 난색을 표하면서 한번 책정된 예산은 그 사업으로 다 소진해야 하고,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하면 내년에 한대 분량의 지원이 삭감되어 예산이 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의회 회장님은 이웃살이 측에 도움을 청해 왔다.

이웃살이는 이번 캠프에서 4대 차량으로 강릉 경포대를 다녀왔다.
시에서 2대 분량을 지원 받았고 또 나머지 차량은 이웃살이 예산으로 집행했다.
그래서 협의회 회장님의 요청에 따라 차량 한 대 분에 해당하는 세금계산서를 건네 주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협의회에서 20만원 정도가 입금되어 왔다.
내용인 즉슨, 차량 한 대 분에 해당하는 금액중 50만원을 협의회 수입으로 잡고
나머지 금액을 이웃살이가 '세금계산서'를 마련했으니 그 댓가로 보내온 것이다. 

이웃살이에서는 처음부터 4대가 갔으니 다른 단체에서 1대분 못 간 것을
이웃살이에다 추가로 1대분을 더 지원했다면 아주아주 고맙게 받겠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세금계산서'를 떼어 주었으니 얼마 금액은 협의회 예산으로 남기고
나머지에 대해서 수고비(?)로 보내왔으니 살짝 기분이 묘했다.

이주민지원단체들이 협의회를 만들고 연회비를 내어 협의회를 운영하면서
그 단체의 대표들이 목사님이 셋, 신부님과 평신도 소장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록 협의회 운영비가 빠듯하기는 하지만 면면이 종교인들이 좋은 뜻으로 모였건만
이렇게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묘한 기분에 더 묘해진다.   

협의회 회장님인 목사님과 이웃살이 소장님 사이에 오가는 통화를 지켜보면서
아무런 생각없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인가 올라오는 것들이 있어 
이 아침 기도에까지 따라 든다.

큰 이익 앞에서도 그것이 올바르지 않은 방식이라면 
땅 구입을 포기했던 선배들처럼 하느님께 배운대로 살아가야 하는 나는
내색없이 듣고만 있었다는 것이 이 아침 의기소침함의 원인이다.  

깨어 산다는 것, 이래저래 하느님의 도움을 청할 길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