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나의 기도

해피제제 2011. 9. 16. 07:26
1독서

하느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이러한 것들을 피하십시오.
그 대신에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복음말씀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단상

향을 한 대 불사르고 눈을 감으니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간다.

또 하루를 허락하심에 감사할 일, 
기도를 청한 이들의 갈망들의 기원,
내가 살아가는 힘, 사랑하는 이들의 응원,

어제 한 순간이라도 미움이 일었던 미안한 얼굴
코세와 야옹이에게 행했던 괴팍한 마음표현
야옹이의 난장판으로 결국 사무실 밖으로 쫓겨낸 야옹이의 처지,
하루종일 시무룩한 야옹이 아빠,

고용주의 폭력에 고막이 찢어지고 코뼈가 골절된 조선족 이주노동자의 눈물,
술 때문에 기억에 없다는, 그래서 배 째라는식의 행동에 솟구치는 분노,
윽박지르며 경찰서 민원담당자와 사건 담당 경찰관을 추궁하던 미욱한 행동,

며칠 전 심어 둔 손가락만한 배추가 어느사이 애기 손바닥 만하게 자란 것에 감탄,
쉼터에 머물고 간 이주노동자들의 이불빨래를 햇살이 드는 곳으로 이리저리 찾아 널던 발걸음,
층계를 오르다가 문득 시선이 닿은 청명한 가을 하늘빛,
운전을 하면서 시선은 가로수에 울긋불긋 가을의 흔적을 찾는 마음

올라오는 마음들 물려 내고
예수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괜히 웃음짓고, 또 괜히 분심짓고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의 이름을 입술에 올려보고
그이들의 바램들을 상상하고,
막달레 마리아는 마귀들렸던 여인이라 그렇다 치자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는 집안일은 어쩌고,
또 수산나는...

그밖에 예수님을 따랐던 많은 여인들은 남자 제자들과 무엇이 다른가?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데,
예수님 삼년 공생활 동안 남자 제자들 못지않게 듣고 배운 게 얼만데... 

또 엉뚱한 상상해 보고, 혼자 웃음짓고, 또 혼자 기뻐하고....
그러다가 지난 저녁 신부님이 밥 당번이라 끓여주신 김치찌개도 생각나고, 갑자기 군침이 돌고,
이렇게 분심으로 빠졌다가 또 자세를 다시 잡기를 반복, 반복...

그래도 마냥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