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내가 순교를 못 하는 이유

해피제제 2011. 7. 15. 08:10
1독서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은 모조리 벌하겠다. 나는 주님이다.


복음말씀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상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말씀 중에 성덕에 대한 말씀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
사목방법을 새로 바꾸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교회를 재조직하고 재편성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
공적이며 신학적인 신앙의 기초를 다지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

선교사들에게 성덕의 새로운 도약을 격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덕이란 무엇입니까
?

성덕은 도덕의 완성이 아닙니다.

성덕은 자비의 완성입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 그 자체이며
이 사랑은 우리들의 마음을 변화시켜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

성인이란 바로 하느님의 사랑에 온전히 봉헌한 사람입니다
.
성인은 자신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한 사람이며
하느님의 자비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변화시키는 사람입니다
.
이런 성인은 자연히 나누는 삶을 살게 됩니다.

- 프랑스 르망교구 이브 르 쏘 주교님 강의 중에서


예수회는 '예수님을 닮기 위해 모인 회'이다.
처음 수도회가 설립되었을 때 '예수회'라는 명칭에 논란이 있었지만
그래서 베네딕토회, 도미니코회, 프란치스코회 등 창립자의 이름으로 '이냐시오회'라고
이름 짓기를 요구받았지만 하느님의 섭리는 또 그렇게 '예수회'라는 이름으로 수도회를 여셨다.

예수회가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470년을 그나마 유지해 온 것은
예수님을 닮기 위한 예수회의 두 가지 기둥, '회헌'과 '영신수련' 덕분이다. 
'회헌'은 예수회원들의 행동양식으로서 예수님 처럼 살게 하고,
'영신수련'은 예수회원들의 세상을 사는 영적인 정신이다.
일상의 삶에서 예수님이 걸어갔던 그 길을 그분의 정신으로 오늘도 걷는다.

쏘 주교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한 사람'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그 사랑과 자비를 나누게 된다. 

지금 이 시대에 교회가 필요한 것은 '흠결없는 도덕이나, 잘 조직된 교계제도나
혹은 신학적 성찰 보다는 하느님 사람으로서의 '사랑과 자비'를 지닌 사람들이다.
이는 수도성직자에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2000년 교회를 떠받쳐온 이름없는 그리스도인들의 몫이기도 하다. 

목표가 분명했던 순교의 시대에는 차라리 깨끗히 목숨을 내어드릴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의 시대는 순교를 하고 싶어도(?) 무엇을 위해 순교를 해야할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내가 순교를 못하는 이유다. --'

명심할 것,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내 죄를 면해주는 댓가, 희생제물이 아닌
사랑의 정신에서 꽃 피워지는 나 자신과 이웃과 세상을 향한 '자비'다.  

부처님 말씀이 떠오르는 건 어떤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