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니네베 사람들'에게 허락된 구원
해피제제
2011. 10. 10. 07:01
1독서
여러분도 그들 가운데에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복음말씀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단상
요즘 함께사는 신부님과 부대낌이 있는 것이 '니네베 사람들' 덕분이다.
퇴근 길에 돌아와 저녁 상차림을 하면서
신부님은 언제나 같이 열심히 국 끓이기에 여념이 없으시고
동기 수사님은 이것저것 반찬들을 챙기며 수저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나야 늘 설거지 당번을 자처하는 지라
돌아오기가 무섭게 편한 옷차림을 하고 욕실에 들어가 세면을 한다.
상차림이 다 끝나고 그래도 무언가 빠진 게 있어 보여
커다란 '김'을 꺼내서 가위로 싹뚝싹뚝 먹기 좋게 김통에 넣어 두고
그래도 얼마간은 늘 남기에 접시를 찾아 상 위에 올려 둔다.
느닷없이 국을 끓이고 계시던 신부님이 참견을 해온다.
'그냥 다 김통에 넣고 꾹 눌러 닫아 두면 되지 왜 접시를 쓰냐?' 하신다.
순간 올라오는 날선 감정이 있어
'김통이 넘쳐서요. 그리고 제가 설거지 할 거 거든요?' 한다.
한 마디로 참견하지 말라는 날카로운 반응이다.
이런 내 반응에 신부님은 '움찔' 하시며 한 마디 건네신다.
'그냥 나도 누구처럼 "합리적"인 거 좋아해서 설거지 거리가 늘어나길래 그랬지' 하신다.
식사 중에도 점심 이후로 계속 속이 부대낌에 밥을 넘기지 못하니
서로 손을 따 주겠다고 난리다.
또 퉁명스런 나는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내 손가락을 왜 맡겨, 누구 좋으라고,
괜히 손가락 따 준다는 핑계로 이리 찔러대고 저리 찔러대려고...'
속 사정에 숫가락을 놓으니
신부님과 동기 수사님이 내 밥과 접시에 덜어 놓은 찬들과 국을 덜어간다.
그러면서 신부님 왈
'야, 내가 사랑이 없어 보이지 않으려고 한 숫갈이면 정 없다 해서
이렇게 두 숫갈이나 형욱이 밥을 덜어 간다' 하신다.
그러면서 그 말에 담긴 기운이 '나 이렇게 미안해 하고 있으니 언능 기분 풀어라' 하신다.
요즘 자꾸 세상에 한 편만을 드는 신부님과 그럼 다른 한 편은 어딜가야 하냐는 논쟁에
신부님도 나도 며칠 째 신경전이다.
둘 사이에 낀 동기 수사님은 계속 성질 좀 죽이라고 사인을 보내오고
신부님도 계속 하시던 '한편'에 대한 이야기를 내 앞에서는 많이 줄이시는 중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사람들' 리스트가 신부님 입에서 흘러 나오면 자리를 털고
'그만 하시죠'라는 기운을 팍팍 풍겨대니
그동안 들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신이 났던 신부님도 괜히 '형욱이가 변했어' 한다.
이래저래 '니네베 사람들' 강론 이후로 신부님은 '무슨 말을 못하게 해' 하며 불만이시고
'그런 말씀은 그만 하시죠' 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어느 벗의 말처럼 하느님 나라에 죄 많고, 연약함 투성이 인간이 살 수 없다면,
그런 '희망과 기쁜 소식'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이 '사탄의 계락'과 다를 게 무엇인가.
여러분도 그들 가운데에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복음말씀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단상
요즘 함께사는 신부님과 부대낌이 있는 것이 '니네베 사람들' 덕분이다.
퇴근 길에 돌아와 저녁 상차림을 하면서
신부님은 언제나 같이 열심히 국 끓이기에 여념이 없으시고
동기 수사님은 이것저것 반찬들을 챙기며 수저들을 가지런히 놓는다.
나야 늘 설거지 당번을 자처하는 지라
돌아오기가 무섭게 편한 옷차림을 하고 욕실에 들어가 세면을 한다.
상차림이 다 끝나고 그래도 무언가 빠진 게 있어 보여
커다란 '김'을 꺼내서 가위로 싹뚝싹뚝 먹기 좋게 김통에 넣어 두고
그래도 얼마간은 늘 남기에 접시를 찾아 상 위에 올려 둔다.
느닷없이 국을 끓이고 계시던 신부님이 참견을 해온다.
'그냥 다 김통에 넣고 꾹 눌러 닫아 두면 되지 왜 접시를 쓰냐?' 하신다.
순간 올라오는 날선 감정이 있어
'김통이 넘쳐서요. 그리고 제가 설거지 할 거 거든요?' 한다.
한 마디로 참견하지 말라는 날카로운 반응이다.
이런 내 반응에 신부님은 '움찔' 하시며 한 마디 건네신다.
'그냥 나도 누구처럼 "합리적"인 거 좋아해서 설거지 거리가 늘어나길래 그랬지' 하신다.
식사 중에도 점심 이후로 계속 속이 부대낌에 밥을 넘기지 못하니
서로 손을 따 주겠다고 난리다.
또 퉁명스런 나는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내 손가락을 왜 맡겨, 누구 좋으라고,
괜히 손가락 따 준다는 핑계로 이리 찔러대고 저리 찔러대려고...'
속 사정에 숫가락을 놓으니
신부님과 동기 수사님이 내 밥과 접시에 덜어 놓은 찬들과 국을 덜어간다.
그러면서 신부님 왈
'야, 내가 사랑이 없어 보이지 않으려고 한 숫갈이면 정 없다 해서
이렇게 두 숫갈이나 형욱이 밥을 덜어 간다' 하신다.
그러면서 그 말에 담긴 기운이 '나 이렇게 미안해 하고 있으니 언능 기분 풀어라' 하신다.
요즘 자꾸 세상에 한 편만을 드는 신부님과 그럼 다른 한 편은 어딜가야 하냐는 논쟁에
신부님도 나도 며칠 째 신경전이다.
둘 사이에 낀 동기 수사님은 계속 성질 좀 죽이라고 사인을 보내오고
신부님도 계속 하시던 '한편'에 대한 이야기를 내 앞에서는 많이 줄이시는 중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사람들' 리스트가 신부님 입에서 흘러 나오면 자리를 털고
'그만 하시죠'라는 기운을 팍팍 풍겨대니
그동안 들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신이 났던 신부님도 괜히 '형욱이가 변했어' 한다.
이래저래 '니네베 사람들' 강론 이후로 신부님은 '무슨 말을 못하게 해' 하며 불만이시고
'그런 말씀은 그만 하시죠' 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어느 벗의 말처럼 하느님 나라에 죄 많고, 연약함 투성이 인간이 살 수 없다면,
그런 '희망과 기쁜 소식'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이 '사탄의 계락'과 다를 게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