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두개의 깃발

해피제제 2011. 3. 31. 07:50
1독서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


복음말씀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단상

내가 기도하는 법은 '매일미사'의 1독서와 복음말씀을 읽고
두 곳의 말씀에서 가슴에 먼저 와 닿는 것들에 머무는 식이다.

수없이 많이 읽어 본 말씀들이고 또 그만큼 기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또 다시 읽는 말씀은 오늘의 현실에 따라 내 삶과 영혼 상태에 따라
매년 또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2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성경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이 아닌가!

처음 복음을 읽었을 때 '두개의 깃발'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예수회를 알고 난 이후 주님의 깃발과 주님의 대적자 루치펠의 깃발은
예수회원들의 삶에서 뗄레야 도저히 뗄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삶의 지표다.

가난, 겸손, 업신여김으로 세상을 섬기고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그분의 왕국과
부와 명예, 권력과 같은 가치 중립적인 것들을 계속해서 추구케 하는 루치펠의 속임수 사이의
날이 선 긴장 관계는 매일 매일 내 삶에서 치열하게 공방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가끔은 주님의 깃발을 벗어나 어느사이엔가 루치펠 깃발 아래 
마치 그것이 주님의 진영인 양 살아가는 내 모습은
늘 바득바득 깨어있지 않는다면, 그래서 루치펠의 속임수를 깊이 깨닫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인간 본성상 쉽게 명예와 교만, 부와 권력으로 나아가게 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1. 세상 사람들이 다 가는 방향에서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면
2.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키는 곳으로 향한다면
3. 그리고 루치펠의 교묘한 속임수로 이것이 '허영심'인지 아닌지를 묻게 된다면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주님의 깃발' 아래서 쉬이 벗어나지 않으리라.


기도를 마치고 '남의 기도' 혹은 '다른 사람이 만나는 하느님'보다는
내가 '직접' 만나는 하느님을 체험키 위해 평소 잘 읽어 보지도 않던
'매일미사'책 '오늘의 묵상' 코너를 읽어 보았는데
그곳에서도 '두개의 깃발'을 다루는 것을 보았다.

이냐시오 영신수련의 '두개의 깃발'이
다른 분들에게도 식별의 기준이 되어 반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