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들어주실 건 들어 주셔야지요"
해피제제
2011. 8. 16. 07:21
1독서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기드온: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다면,
어째서 저희가 이 모든 일을 겪고 있단 말입니까?
… 지금은 주님께서 저희를 버리셨습니다.
저희를 미디안의 손아귀에 넘겨 버리셨습니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워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복음말씀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단상
눈 수술을 앞둔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수술을 앞두고 많이 떨리니 기도해 달라'는 메시지다.
오래전에도 허리 수술을 받았던 친구다.
그런데 전신마취가 잘못되어 1년을 꼼짝 못하고 누워 있던 끔찍한 경험이 있다.
원인도 모르고 눈물로 보내야 했던 고통스런 세월, 그이는 기적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야할 터인데 걱정이 아닌 두려움이 더 크다.
진즉에 수술을 해야 할만큼 눈 상태가 심각하다. 나도 못 알아 보면 어쩌나 할만큼...
이제는 사물의 형상은 알아챌 수 있지만 정확하게 누가누군지 구분을 할 수 없단다.
계속되는 사람을 못 알아보는 실수와 수술 후유증 사이에서 갈등을 해 오더니
결국 용기를 내었다. 그렇지만 그의 표현대로 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던 그 오래전 기억은
수술을 앞둔 그날까지 그이의 마음을 온통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눈 수술 걱정 많겠네. 벗이 기도했으니 걱정마시길...
하느님도 이만큼 청했으면 들어줘야 하는 거 아냐? 허걱!!!
벗들의 응원하는 바 그대로 잘 해낼거야.
그대의 기도와 소망을 믿네.
괜찮아 잘 될거야 힘내고 홧팅!!
주님께서 친히 네 앞에 서서 가시고, 너와 함께 계시며,
너를 버려 두지도 저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니,
너는 두려워해서도 낙심해서도 안 된다. - 신명 31.8'
수술실 문 앞에서 문자를 보내왔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 왔단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홀로 걸을 때면 신명기의 구절을 되뇌이곤 했다.
비가 억쑤로 쏟아져 안경을 벗고 다녀야 할 때 몇 번이나 헛디뎌 넘어졌을 때도
비옷을 입어 터에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숨이 턱 턱 막힐 때도 주문처럼 외우던 구절이다.
그럴 때면 또 어디서 솟아나는 힘이던지... 힘겨웁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하던 기도다.
오늘 복음을 읽어 내려가면서 친구의 눈 수술이 떠올랐고
그래서 그이를 위해 화살기도를 더하고
그러면서 베드로 사도의 당당한 댓가(?) 요구에
얼마전 친구에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가 개구장이 떼 쓰는 듯한 느낌에 괜히 마음이 흐뭇하다.
가끔은 이렇게 '그동안 제가 한 기도가 얼만데...들어 주실 건 주셔야지요'하며
뻔뻔스럽게 요구해 보기도 할 일이다.
들어주시면 좋고, 안 들어 주시면 또 베시시 웃어 볼 일이다.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기드온: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주님께서 저희와 함께 계시다면,
어째서 저희가 이 모든 일을 겪고 있단 말입니까?
… 지금은 주님께서 저희를 버리셨습니다.
저희를 미디안의 손아귀에 넘겨 버리셨습니다.
"나리,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제가 어떻게 이스라엘을 구워할 수 있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저의 씨족은 므나쎄 지파에서 가장 약합니다.
또 저는 제 아버지 집안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자입니다."
복음말씀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단상
눈 수술을 앞둔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수술을 앞두고 많이 떨리니 기도해 달라'는 메시지다.
오래전에도 허리 수술을 받았던 친구다.
그런데 전신마취가 잘못되어 1년을 꼼짝 못하고 누워 있던 끔찍한 경험이 있다.
원인도 모르고 눈물로 보내야 했던 고통스런 세월, 그이는 기적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야할 터인데 걱정이 아닌 두려움이 더 크다.
진즉에 수술을 해야 할만큼 눈 상태가 심각하다. 나도 못 알아 보면 어쩌나 할만큼...
이제는 사물의 형상은 알아챌 수 있지만 정확하게 누가누군지 구분을 할 수 없단다.
계속되는 사람을 못 알아보는 실수와 수술 후유증 사이에서 갈등을 해 오더니
결국 용기를 내었다. 그렇지만 그의 표현대로 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던 그 오래전 기억은
수술을 앞둔 그날까지 그이의 마음을 온통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눈 수술 걱정 많겠네. 벗이 기도했으니 걱정마시길...
하느님도 이만큼 청했으면 들어줘야 하는 거 아냐? 허걱!!!
벗들의 응원하는 바 그대로 잘 해낼거야.
그대의 기도와 소망을 믿네.
괜찮아 잘 될거야 힘내고 홧팅!!
주님께서 친히 네 앞에 서서 가시고, 너와 함께 계시며,
너를 버려 두지도 저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니,
너는 두려워해서도 낙심해서도 안 된다. - 신명 31.8'
수술실 문 앞에서 문자를 보내왔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 왔단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홀로 걸을 때면 신명기의 구절을 되뇌이곤 했다.
비가 억쑤로 쏟아져 안경을 벗고 다녀야 할 때 몇 번이나 헛디뎌 넘어졌을 때도
비옷을 입어 터에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숨이 턱 턱 막힐 때도 주문처럼 외우던 구절이다.
그럴 때면 또 어디서 솟아나는 힘이던지... 힘겨웁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게 하던 기도다.
오늘 복음을 읽어 내려가면서 친구의 눈 수술이 떠올랐고
그래서 그이를 위해 화살기도를 더하고
그러면서 베드로 사도의 당당한 댓가(?) 요구에
얼마전 친구에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가 개구장이 떼 쓰는 듯한 느낌에 괜히 마음이 흐뭇하다.
가끔은 이렇게 '그동안 제가 한 기도가 얼만데...들어 주실 건 주셔야지요'하며
뻔뻔스럽게 요구해 보기도 할 일이다.
들어주시면 좋고, 안 들어 주시면 또 베시시 웃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