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게 말걸기

벗들을 소개합니다

해피제제 2012. 3. 31. 18:05

 

 2012년 저를 포함한 신학원 공동체 형제님들의 사진

 

저를 환영해 준 공동체 회원들의 멋진 카드 선물입니다.

회원들이 오고 가는 시즌인지라 구성원들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밖에서 찍은 신학원 건물 사진이 정말 예술입니다.

다음 번에는 신학원 곳곳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15명의 구성원들이 살고 있습니다.

자국 예수회원이 6명, 나머지는 다국적 예수회원들의 공동체랍니다.

예수회 일본관구가 외국인 예수회원이 더 많은지라 연학공동체도 그렇습니다.

다행인지(?) 공동체 원장 신부님과 살림을 맡으신 당가 신부님이 두 분 모두 외국분들인지라

게다가 한 국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기에 참으로 오묘하게 균형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저를 보내면서 걱정해 주신 분들도 이점을 염려했는데 다행이다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분위기는 예수회 한국관구와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아니 피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랄까!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래위 상하구조, 유교적인 질서구분, 신부와 수사라는 경계가

이곳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특수하게 이곳 공동체에서만 그럴지도 모릅니다.)

 

아이달(아르헨티나) 원장 신부님은 또 얼마나 재미있으신 분이신지

표정처럼 개구진 모습이 곳곳에 묻어 나옵니다.

어딜가나 챙겨 주시려는 모습과 매일 밤 탁구를 함께 치면서

공동체에 따뜻함을 잔뜩 전해주고 있다고나 할까. 넵 그렇습니다.

 

마이클(영국) 수사님은 할아버지 평수사이십니다.

위의 공동체 사진도 그분 작품입니다.

무엇인가를 매일같이 만들어 내시는 것을 취미(?)로 삼으시는지라

제가 오자마자 전해주는 각종 자료들이 난리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분의 매력은 어린아이 같은 맑은 웃음입니다.

남자인 제가 다 반할 정도로 다정다감,

멋진 분들은 수도원에 다 계신듯 합니다. ㅋㅋㅋ

 

키에사(미국) 신부님은 부관구장을 오래 하신 분이십니다.

70대 후반이신 이분은 이집의 살림을 맡고 계십니다.

이점도 흥미롭습니다. 한국관구의 경우 젊은 신분님들이 당가를 맡는데

전통이 있는 곳들에서는 경험이 많으신 어른 신부님들이 살림을 맡습니다.

그만큼 양성공동체의 연학 수사님들을 잘 이해하고 씀씀이에 있어서도

별다른 긴장을 주지 않으시며 본인이 배워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느낌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것, 가장 큰 가르침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제가 오자마자 신부님으로부터 생활비를 받았는데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습니다.

5만엔, 한국돈으로 100엔이 1350원정도이니 675,000에 해당됩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 한국에서는 연학수사가 약 15만원을 용돈으로 쓰고 있으니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데 또 놀란 것이 이곳 물가를 생각하면 

이만큼의 돈이 한국의 15만원(5만엔 곱 3)에 해당되는 물가라니 또 놀라게 됩니다.

그러니 남의 관구에서 3년간 학비, 생활비 모두 받아 쓰게 될 제 처지에

이리저리 고마운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렇게 마음 써 주는 공동체 장상들이 또 고맙기만 합니다.

 

다른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니(인도)수사: 신학 3년

리(중국)수사: 특수연학(사회학 전공)

안토(인도네시아)신부: 신학부 교수(이슬람)

안도(스페인)신부: 사회사도직

아룬(인도)수사: 신학 4년(부제)

와지라 신부: 사회학 교수

타케우치 신부: 신학부 교수(윤리신학)

무라야마 수사: 철학 3년

모리 수사: 철학 1년

츠노다 수사: 신학 1년

고구레 수사: 신학 4년(부제)

 

 어제 이곳 공동체에 합류한 츠노다 수사님은 저 처럼 중간실습(리전시)를 끝내고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수사님을 제외하고는 모두와 진지한(?) 대화들을 나누었는지라

함께 살아가게 될 이분들을 위해서 벗들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언젠가 소개해 드리겠지만 이곳 신학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습니다.

일본식 다다미가 깔린 조그마한 경당인데 요즘은 그곳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독서와 복음말씀을 일본어로 소리내어 읽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한 저만의 장소입니다.

다른 공동체 식구들이 주로 사진의 대성당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차지가 된 곳입니다.

전 처럼 깊게 머물러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읽는 데에만도 한 시간을 꼬박 소비하고 그렇게 씨름을 하고 나면 머리가 띵할 정도랍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그렇게 소리내어 복음을 읽고 안간힘을 쓰면서

점차로 읽는 양과 시간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게 위로라면 위로랄까. ㅋㅋㅋ

이곳에서의 저의 하루는 그렇게 고군분투랍니다.

 

저도 다음 주 부터 학기가 시작되면 (아, 일본은 4월이 학기 시작입니다.)

일본어 어학원을 다닐 예정인지라 안그래도 정신없는 첫 시작이 더 그래 보입니다.

그래도 기도해 주고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선배 신부님들도 또 수사님들도 외국에서 이렇게들 시작하셨겠구나

동변상련 그 마음들 느껴보면서 '윳쿠리 윳쿠리' 천천히 시작해 볼랍니다.

벗들도 하루 중에 고군분투 해피제제 수사를 위해 기도를 더해 주시고

저 역시 전 처럼은 힘들겠지만 가끔 이렇게 소식과 기도 나눔들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켜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공식적으로는 한 달간 배운 일본어

완전 초짜 외국 생활에다가(잠깐씩의 타국 경험을 제외하고는)

생짜초보 일본어로 앞으로 대학원 수업도 듣고 논문도 써야 될테니

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한국넘의 여정을 또 함께 응원해 주시길 청합니다.

전부터 늘 기도와 응원해 주신 벗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의 여정 역시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벗들의 기도가 간절히 필요하오니

그래 주실 것을 믿습니다.(굉장히 간절해 보입니다. ^^)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사랑과 기도를 담아 해피제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