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거야

해피제제 2011. 5. 20. 08:51
1독서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의 후손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 "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복음말씀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날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단상

햇살을 타고 끝까지 올라가면 해에 닿듯이,
사랑을 타고 끝까지 가면 하느님께 닿는다.
- 루미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중에서

수련원 시절 마음을 다하여 사랑했던 친구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입회 후 약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기에 나름 수도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고백편지는 단 한 순간에 내 수도삶을 무화시키는 편지였다.
밤 새도록 고민을 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때는 또 그렇게 앓았다.

다음날 수척해진 얼굴을 하고 수련장 신부님을 찾아뵈었다.
'사랑'에 대해서, 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찌해야 할지 지혜와 식별을 청했다.

그 사람에 대한 나의 마음
그리고 나의 수도 삶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시던 신부님이 빙그레 웃으신다.
그러면서 말씀하신다.

"형욱아,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거야
그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든,
그러니 그 사랑에 온전히 마음을 열고 네가 바라는 것을 청해라.
그러면 그 대답을 듣게 될거야."


나는 지금도 하느님 집에 머물며 그분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고,
그 해 9월 결혼한 친구는 '태훈'이라는 아가의 엄마가 되어있다.
서원 후에는 아기를 안고서 화곡동 신학원에도 찾아왔었고
지금도 사랑의 우정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사랑은 하느님의 신비를 관측하는
아스트롤라베
(고대인들의 천체 관측 기구),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든
땅에서 오르는 것이든
사랑은 하느님을 가르킨다.

루미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