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게 말걸기

새해에도....

해피제제 2014. 1. 5. 10:27

 

신학원 공동체에서 나가노현 타네시나에 위치한 산장으로 공동체 휴가를 다녀왔다. 연말연초를 본가에서 지내는 형제들도 있고, 남은 일처리로 함께 하지 못한 형제들도 있지만, 저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한 해를 마감하고 시작할 수 있기를 청해 본다.

 

 

 

열차를 좋아하는 공동체의 한 형제 덕분에 신칸센 대신에 카쿠에키덴샤를(한국의 옛날 비둘기호와 같이 모든 역에서 정차하는 전차다) 타고 목적지인 타테시나로 향했다. 아침 10시에 집을 출발해서 해발 1300미터 산장에는 오후 5시에 도착했다.

 

 

 

 

 

 

 

 

 

형제들을 위해 정성들여 음식을 준비하기도 하고

12월 31일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축하 하면서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연주를 곁들인 노래도 나누고

 

 

 

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온 몸으로 웃으며 게임을 하고

 

 

 

그 행복함을 주님의식탁에까지 가져와 봉헌한다.

 

 

 

멀리서 올려진 새해맞이 불꽃에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고

 

 

 

지는 해에 감사를 오는 새해에 희망을 담아 본다.

 

 

 

한 해의 좋고 슬프고 기쁘고 행복한 것들을 형제들과 밤 늦도록 나누기도 하고

 

 

 

둘이 오붓하게(?) 오랜만에 한 곳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냥 좋은 친구들과 폭신하게 쌓인 눈위를 걷는 즐거움에

넘어지고 구르고 콧물 줄줄 신발이 다 젖는 것도 문제가 아니다.

 

한 곳 바라보며 함께 걷는 형제들이 있어 그저 고마울 뿐이다.

 

 

 

 

 

 

 

 

 

 

 

 

타테시나 근처 절에 들려 소원을 빌고 마음을 담아 신년 종을 울려본다.

 

 

 

 

 

 

 

오랜만에 전화도, 인터넷도, 텔레비젼도 들지 않는 산속인지라

별 장식 없는 음식도 손수 지어 형제들에게 대접하고

 

 

 

하루 종일 얼굴을 마주 하는 좁은 공간이기에

대화도 많아 지고, 웃음도 많아지고, 서로에 대한 앎이 늘어 난다.

철학공부가 좋은 학생 수사님은 교수 신부님께 격식 없이 궁금함을 청하고,

 

 

 

이제 조금 일본말로 된 책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나는 읽고 싶던 책을 손에 들었다.

 

 

 

78세 여전히 현역으로 사회사도직에 종사하는 노인 신부님은 최근 교황님의 [복음의 기쁨]을 손에 들고 열중하신다.

 

 

 

그러고보니 내가 솜씨 자랑을 했던 음식에는 한국의 설 음식, 떡국도 있다. 모두가 맛있게 들어 주었으니 고마울 뿐이다.

 

 

 

산 넘어 근처에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 호세씨의 가족들이 산장에 방문해서 고향의 전통 음식을 요리해 주기도 했다. 하이달 원장 신부님의 동향 분들이란다.

 

 

 

산장에는 이렇게 사슴들이 매일 아침 방문해 주기도 하고,

 

 

87년 9/29-10/1에는 당시 아르헨티나 신학생들인 하이달, 렌조 신부님의 양성담당 신부님이었던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타테시나 산장에 머물렀다는 친필 서명도 남아 있다.

 

 

 

수와시의 호수로 산책을 나선김에 둘레 16킬로미터를 걷기로 했으나 단지 4킬로미터를 걷다가 매서운 바람에 포기를 하고 말았다.

 

 

 

 

 

 

 

살을 에는 바람에도 얼굴에는 이렇게 웃음을 지을 수 있으니 함께 있는 벗들이란 늘 이렇게 고마운 이들이다.

 

 

 

 

 

근처의 라면집에서는 모두가 배가 고팠던지 '대'자 라면을 시켜두고

국물까지 싹싹 다 마시고, 걔중에는 밥까지 말아 먹으려는 형제도 있었다.

 

 

 

역시 젊은이들은(?) 남다르다. 그 추위에 아이스크림이라니....

 

 

 

수와고 근처의 성당 혹은 교회인 줄 알았다.

가짜다. 

그냥 결혼식장일 뿐이라는.....

 

 

 

 

 

 

예의 그 열차를 좋아하는 형제가 전시 중인 은퇴 열차에 온통 마음을 뺏기더니...

 

 

 

아! 이것은 진짜 수와가톨릭 성당이다.

수도회인 구속주회가 담당하고 있다는...

 

 

 

 

나무를 깎아 만든 성모상인데 조금 머리가 크시다. ㅋㅋㅋ

 

 

 

이런 것도 해 본다.

 

 

 

 

수와고에서의 나들이 중 가장 마음에 들던 전경 중 하나다.

둘이 함께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

그리고 또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사람들.....

 

모두 하느님의 자비로운 한 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