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게 말걸기

새 친구가 생겼습니다

해피제제 2012. 4. 14. 22:14

 

도쿄 주교좌 성당 옆 사제관 전경

 

 

에휴 –-‘

감기약 종류가 그렇게 많은 이유가

감기바이러스가 워낙 다양해서 꼭 맞는 약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잡탕(?) 바이러스 수 만큼이나 감기약이 쌔고쌨다는….

 

환경이 바뀌어 찾아 온 아토피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벗들의 조언대로 고군분투 방법이라면 이거다!’ 하고 제시할 법도 한데

그렇지도 않은 것으로보아 대책이 없다 싶습니다.

 

아토피를 앓게(?) 되면서 가장 괴로운 것이 잠 못 드는 밤 입니다.

언제 손이 올라갔는지 잠들기 전에 오늘은 절대 긁지 않으리라다짐을 했건만

어느샌가 피부가 쌔라울(?) 정도로 긁다가 그 아픔과 가려움에 잠을 깨는 것으로 보아

인간의 의지란 이 얼마나 미약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열기로 달뜬 피부를 애먼 손으로 살며시 눌러 주는 게 지금의 방법입니다.

 

저의 방법이란 눈과 입이 즐거운 유미자상이 해 주는 밥도 줄이고’,

평소 보다도 배가 넘게 물을 마시고,

샤워 후에는 꼭 꼭 베이비 오일로 온 몸을 도배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3-4시간 간격으로 열기와 가려움증이 올라오면 그때마다 오일을 잔뜩 발라댑니다.

낮에 학원에서는 보는 눈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가려운 부위를 톡 톡 톡 두드리며

비명을 질러대는 피부를 시원하게 긁지 못하고 애써 달래는 실정이랍니다.

 

다행히 오일을 바르면 그나마 진정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3-4시간 간격으로 통증과 함께 열기와 가려움이 극에 달하니

깨어 있을 때는 그게 가능하지만

잠자리 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벅 벅 긁어 대며

그 아픔에 한 두번은 꼭 깨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게 잠을 설쳐대니 아침이면 몸 컨디션이 난리가 아니지요.

그래도 요즘은 이것도 익숙해졌다고 새벽 2시쯤에 일어나서 그 오밤중에

또 오일을 지쳐바르고 들뜬 열기를 삭히며

은총이 가득하신 엄마 마리아님…..’ 하며 다시 잠을 청하곤 합니다.

 

언젠가 SBS환경의 역습 박정훈 PD를 인터뷰한 적이 있지요.

그러면서 그분이 3부작으로 다루었던 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을 봤는데

아토피 때문에 외출도, 한 여름에 반팔 옷도,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면서

게다가 온갖 방법으로 가려움증을 이겨내 보려고 하지만

거북 등껍질처럼 딱딱해진 그이들의 피부를 보면서

그런 형편에 일상 삶도 살아 가는 게 사는 게 아닌,

그래서 그이들의 가려움증에 얽힌 고통이란

감히 어느 정도인지 상상할 수 없었는데

이제 분연히 알아듣게 됩니다.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았어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올라 가는 손이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당하는 현실, 가려움의 고통

도저히 잠 못 이루는 밤의 경험이 저의 것이 되고 나니 더욱 그러합니다.

이렇듯 하느님은 또 하나의 가난을 체험케 하십니다.

 

그러면서 또 알아 듣는 것이 어떤 고통이든, 그게 아무리 작아 보이는 고통일지라도

그 당사자에게는 얼마마 한, 그이의 온 삶을 좌우하는 큰 고통일지…’ 돌아 보게 됩니다.

어떠한 고통이든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녀석 덕분에 늘어난 게 또 있습니다.

애먼 열기로 달뜬 녀석을 손바닥으로 살며시 누르며 달래기도 하면서

입으로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가려움과 아픔 덕분에…’ 기도를 올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오늘 밤 편안한 밤이 될 수 있도록…’ 애원하기도 하고,

3-4시간 간격으로 아는 체를 하는 녀석 덕분에 자주 몸을 살피고, 어루만져 주면서

하느님을 찾고, 이 약함과 가난함에 감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이 녀석이 아니었다면 또 알지 못했을 고마운 경험입니다.

 

내 사정을 알아 듣고 어떤 벗이 제시해 준 방법에도 꼭 찝어서 이거다!’ 하는 것이 없으니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환경 모두에 관심을 두고 살피는 중입니다.

그이의 경험과 연구로 고마운 방법들이야 헤아릴 수 없이 많컨만

그것도 하고 많은 감기약 처럼 정답은 없어 보입니다.

그저 이 녀석과 친구 먹고, 관심 두고 살피면서

그렇게 다독이고 고마워하면서 또 하느님께 청할 수 밖에 말입니다.

 

먹는 것, 사는 것 온통 낯선 것 투성이라 몸도 나 좀 봐주지?’하고 아우성인 가운데

본격적으로 어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래도 때마다 반가운(?) 척하는 친구가 있으니

요즘은 그 녀석과 옥신각신 사귀는 중입니다.

 

 

소피아 대학교 이냐시오 성당 내부

 

 

이냐시오 성당 외부 전경

 

 

 

 메지로에 위치한 도쿄 주교좌 성당 외부 전경

 

 

도쿄 주교좌 성당 내부 전경

 

 

 

 이냐시오 성당 부활 전야 미사 후 제대 전경

 

 

 소피아 대학교 '하나미' 벗꽃길

 

 

 소피아 대학교 이냐시오 성당과 벗꽃길

 

 

 고엔지역 가는 길에 위치한 일본 전통 가옥과 벗꽃

 

 

고엔지역 가는 길 작은 공원 길을 지나면서

 

 

 

우에노 성당 내 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