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양식

소문은 잘도 퍼진다

해피제제 2011. 8. 30. 07:11
1독서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미 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복음말씀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단상

나는 그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넥타이를 푼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어린이들과 함께 급식을 먹으며 밝게 웃는 모습에서 고마움을,
당당히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는 대나무 같은 절개에 존경을,
원칙과 소신으로 반칙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기대를,
변치 않는 큰 뜻과 그에 따른 자박자박 걸음에 희망을 더했다.

처음에는 이 소문이 무엇인가 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통해 시시각각 드러나는 사실들에 마음이 무거워지더니
급기야는 착잡한 심정에 이 아침까지도 못내 속이 상한다.

한국이란 나라에서 언제부터인지 공직자에게는 '도덕'이라는 잣대가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현재의 그가 어쨋튼 과거의 실수에 대해서는 장관도 국회의원도 심지어 시장 군수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잘못된 수단으로 아들이 군대 면제를 받게 되면 부모는 장관이 되기가 힘들다.
자녀들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면 그게 또 언제 되었든 고위 공직자의 결격 사유가 된다.
그이들의 금력과 권력으로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재산을 부풀리고, 학력을 속이게 되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심지어 교수출신이 입각이라도 할라치면 그이가 이전에 쓴 논문들은 필히 만천하에 공개되어
'베끼기'를 얼마나 했는지 퍼센테이지가 나올 정도다.

이런저런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이들은 현재 그이가 어떻게 변화 되었든
예를 들어 바오로 사도처럼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가두고,
심지어 그이들에게 돌을 던져 처형하는 데에 일조를 한 이도
종교적인 체험으로 구원을 받고 '회심'을 할 수가 있었지만
바오로 사도가 오늘날 한국에 있었다면 
과거에 단단히 발목이 잡혀 '이방인들의 사도'가 될 수 없었으리라.

내가 그이의 편을 들거나 옹호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에 대한 믿음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은 솔직한 내 심정이다.   
그렇더라도 사실이 그와 같다면 '선의'의 이유를 떠나서 '돈'이 오고간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가능성 없어 보이는 후보가 사퇴를 하면서
그동안 선거에 들어간 돈이 7억이라며 그중에 일부라도 보전해 줄 수 있냐며 청하더라도
그것을 만 천하에 공개하여 공공연히 행하던지 아니면 떳떳히 거절해야 했으리라.
이것은 사족이다. 속상한 마음에 넋두리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나는 철학, 신학 논문을 쓰면서 아마도 70% 정도는 남의 책과 논문들을 인용했다.
공직자 임용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내게 적용한다면
나는 장관도, 국회의원도, 시장, 군수도 될 일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사제 수품을 받는 데에도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흠..흠..
논문이 보관되어 있는 국회 도서관에 불이라도 나기를 빌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