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말합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으면서도 늘 예수님 때문에 죽음에 넘겨집니다.
우리의 죽을 육신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서는 죽음이 약동하고 여러분에게서는 생명이 약동합니다.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말하였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우리도 지니고 있으므로
"우리는 믿습니다. 그러므로 말합니다."
주 예수님을 일으키신 분께서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일으키시어
여러분과 더불어 당신 앞에 세워 주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은총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 오늘의 제1독서에서
사제 성화의 날, 예수회 김상용 신부님의 강론 중에서
'사제가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십니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손바닥이 닳도록 비는것도,
손가락이 뿌러지는 정도로도 안되는 시대가 되었으니..
목숨을 바칠 수 있게 기도해달라고..
'하느님'도 가벼이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사제의 제의며 로만칼라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가 봅니다.
강정의 활동가들이며, 농성중인 해직노동자들을 싹 잡아 들여가도
신부, 수녀님들은 손도 대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아마도 신부, 수녀님들 뒤에 있는 천주교 신자분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일지도...
아니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표'를 염려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주의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미사를 드리시는 신부님들,
밀양의 송전탑 건설 현장에 함께 하고 계시는 수녀님들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직노동자들의 수많은 영정 앞에서
매일같이 미사를 드리고 계시는 수도성직자들은
또 매일같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의 기도와 염려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처 입은 이들과 함께 하는 듯해 보입니다.
그이들이 특별히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저 같이 자고, 같이 밥먹고, 같이 걷고, 같이 춤추고, 같이 노래하고,
같이 기도하고, 같이 미사하면서 그냥 '같이, 함께' 있을 보일 뿐입니다.
그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작은 몸짓으로 함께 하는 것 뿐이여 보입니다.
새가슴인 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저는
그 현장에서 그이들과 '같이,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기도 올립니다.
'화에 잠식됨 없이, 미움이 자라지 않도록
웃으면서 함께 끝까지 나아갈 수 있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