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pricot juice
The apricot juice
얼마전 로마 예수회 본부에서 저널리스트로 사도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안토니오 신부님이 죠치대학과 예수회 일본관구로 강연을 오셨다.
안토니오 신부님은 2013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세 차례 인터뷰를 했고 그것을 'My door is always open'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아래는 강연의 일부 내용이다.
'(교황님과의 세 차례)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는(안토니오 신부) 우리의 대화를 다시 듣고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어떤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들어야 했다.
그러면서 마치 보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나는 테이프에 녹음한 것들을 문자화 했고,
그것들을 교황님께 보내드렸다.
교황님은 당신의 여가 시간 틈틈이 그것을 교정해 주셨다.
사실 교황님은 우리 둘이서 그것을 교정하기를 원하셨고,
우리는 두 목소리로 인터뷰 내용들을 천천히 다시 읽으며 의견을 나누었다.
내가 한 문장을 읽으면, 그분이 다음 문장을 읽는 식으로 말이다.
나는 주제별로, 한구절씩 큰 소리롤 읽어 나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이 작업은 의미가 있어 보였다.
왜냐하면 거칠게 펼쳐진 인터뷰 대화를
남겨야 할 것과 생략해야 하는 것들을 서로 교차하며 읽다보니
글이 아닌 보다 생기어린 대화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오랜시간 교대로 읽어갔다.
그러던 중에 교황님은 내 목이 갈라지는 것을 눈치채시고
내게 레몬에이드와 살구쥬스 중 무엇을 마시겠냐며 물어 오셨다.
나는 교황님께서 누군가에게 쥬스를 가져 오라고 부르실 줄 알고서,
흔하지 않은 살구쥬스를 선택했다.
그런데 그분은 자리에서 일어서시더니,
컵과 냅킨을 준비하시고 손수 살구쥬스를 따르시는 것이었다.
나를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당신의 레몬에이드 역시 당신의 손으로 준비하셨다.
나는 깜짝 놀랐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살구쥬스를 좋아해 본 적이 없는데,
교황님이 내게 살구쥬스를 내 오던 순간부터
그것은 내게 소중한 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