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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후쿠시마를 잊지마세요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후쿠시마를 잊지마세요

해피제제 2013. 12. 28. 10:07

 

 

카리타스 가톨릭도쿄교구 하라마치 베이스캠프에서 스텦과 봉사자들

 

 

가톨릭계열 미션스쿨의 장점(?)은 각 시즌에 맞추어 짧은 방학이 주어진다는 것,

봄의 부활휴가와 일본 최초의 선교사 프란치스코하비에르 축제휴가,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오쇼가츠로 이어지는 신년휴가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이하여 죠치에서 공부 중인 보니 신부님과 여행(?)을 떠났다.

시간이 허락할 때면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보니에게 부탁해서

그동안 일본어 공부와 대학원 강의로 한 번도 나서지 못한 길을 함께 떠나게 되었다.

 

 

 

 

오랜만에 신칸센을 타고 동북지역으로 떠난다.

후쿠시마역까지 1시간 30분 소요, 목적지인 하라마치까지 2시간

북쪽 지역이라서인지 후쿠시마역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올해의 첫 눈을 크리스마스 이브, 그것도 후쿠시마역에서....

 

 

 

창밖의 하늘이 새파란 것이 북쪽 추위를 말해 준다.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미나미소마 카리타스 하라마치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가건물로 지어진 캠프는 전국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찾는 곳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맞이하여 모두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지만

몇몇의 스텦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가 오기 전날까지도 30명의 자원봉사자들로 왁자지껄했단다.

 

 

 

 

후쿠시마 제일 원자력발전소에서 25킬로 떨어진 곳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베이스캠프다.

참고로 오사카, 센타이, 나고야 등 여러 교구에서

후쿠시마현 안에서 8개의 카리타스 베이스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성령선교 수도회 소속 수녀님

 

베이스캠프 실내 전경

 

 

성령선교수녀회 수녀님과 나고야에서 오신 자원봉사자 하세가와 오바짱

 

 

 

성령선교수녀회 소속의 두 분 수녀님이 1년째 자원봉사 중이다.

두분 모두 70세가 넘으셨다.

더욱 놀란 것은 마지막날 만난 86세 성심회 수녀님도 봉사 중이라느 사실...

  

 

 

 

미사 집전 중인 하라마치성당의 주임신부님과 보니신부님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미사는 하라마치성당에서 참례했다.

20명 이내의 신자가 있는 이곳 성당이지만 봉사자들 덕분에(?)

주일 미사가 풍성해지고 있다는....

 

 

 

 

작은 시골 성당에 이렇게 멋진 오르간이 있다니....

 

 

주일 미사에는 역시나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 뿐이다.

가운데는 나이 지긋한(?) 유치원 선생님들....

 

 

바로 옆은 하라마치성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이다.

 

 

하라마치성당에서 운영 중인 유치원 아가들의 크리스마스 재롱 잔치.

 

 

 

크리스마스 당일 낮 미사에는 요 꼬마아이가 유일한 젊은이(?)였다.

 

 

 

 

말구유 옆에서 보니 신부님과 기념 사진도 찍고,

 

 

유화로 그려진 성모자 그림이 참 따뜻해 보인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가설 주택에 피난해 살고 계신 분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드렸다.

임시 가건물, 좁은 공간, 낮은 천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분들에게 2020년의 도쿄올림픽을 위해 수많은 경기 시설이며 최첨단의 선수촌을

짓는다는 소식은 아무리 침체된 일본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라지만

매일같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하라마치의(센다이 쪽으로는 갈 것도 없이)

2500가구의 1만 피난인들에게는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 요구는

더 깊은 마음의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고 한다.

 

 

 

 

하라마치 옆 마을은 원자력발전소의 20-25킬로 안쪽이라 모두 피난을 나왔다.

그리고 그이들의 삶터인 논과 밭은 이렇게 잡초로 무성해 졌다.

그리고 앞으로 몇년간은 쓰나미의 영향으로 소금기가 배인 이 논들에서는

더 이상 벼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다.

 

 

 

후타바마치라는 원자력발전송서 10킬로 떨어진 곳까지

관계자의 안내를 받았다.

밤이었지만 마을 전체가 암흙으로 뒤덮여 있었고

커다란 건물들이 이제는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그냥 파괴된, 잡초가 자란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수십년 혹은 백년이 흘러도 한 번 오염된 그곳은

다시 사람들이 살게 될지 모를 일이다.

 

 

 

 

 

 

 

원자력 발전소와 또 다르게 쓰나미로 직접 피해를 입은 어촌 마을은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모든 집과 상점들이 평원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쓰나미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무 한 그루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라마치 옆 동네에서 피난온 주민들이

가건물의 회관에 모여 차와 담소로 나누는 생활을 한단다.

 

일행의 봉사자 중에 초등학교 음악선생님이 계셔서 오랜만에 키보드 반주에

조금은 밝은 분위기를 전해 드렸기를.....

 

 

피난인들의 가건물 공공회관

 

 

 

피해지 시찰 안내를 받다가

쓰나미가 휩쓸고 간 바닷가 근처의 산중턱 절에서 겨울벗꽃을 만났다.

 

 

 

 

 

 

 

 

바로 옆 신사에서는

지진 당일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왔다가 32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고

그래서 추모비만 쓸쓸하게 바닷가를 향해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신기한 겨울벗꽃에 기념 사진을 찍었으니....

그 사실은 나중에 전해들었다.

 

도쿄 내 성심수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의 음악선생님 후쿠오카상과

고베의 또 다른 미션스쿨의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 스케토모상,

그리고 나고야의 가톨릭 신자 하세가와 할머니

가톨릭 계열의 학교라 이렇게 시간을 낼 수도 있나 싶다.

 

 

 

동북부 피해지 지도를 보고 있는 보니 신부님

 

 

봉사활동을 마치고 캠프를 떠나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