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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흔들대며 따릅니다 본문

매일의 양식

흔들대며 따릅니다

해피제제 2012. 1. 14. 07:20
1독서

사무엘이 사울을 보는 순간,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 내가 너에게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복음말씀

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단상

그날도 은행 창구에 앉아 있던 나는
웃음이 나도 모르게 배어 버린 표정으로
허무감이 가득히 깃든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
나자신이 아닌 인형같은 모습으로 오가는 이들을 맞는다.

분기에 한 번 있는 창구 모니터링 평가에서
'창구의 김형욱씨는 인형 같은 표정으로
마치 혼이 빠진 사람처럼 앉아 있다'는 보고서를 받아 들고
지금껏 그저그렇게 머무르던 자리를 후회없이 털고 일어섰다.

지금의 자리는 그 후에도 우여곡절을 겪고나서 치열하게 걸러낸 응답이다.
"나를 따라라" 그 초대에 망설임없이 그분을 따랐다.

삶에서 이때다! 이것이다!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때에는 일생을 걸고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지금의 이 삶은 그렇게 전생을 걸고 뚜벅뚜벅 흔들대며 나서는 길이다.

레위를 부르시는 이 말씀을 대할 때면
은행 창구에서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던 내 모습이 겹쳐진다.
그리고 내가 따라 나선 길에
더 좋은 것을 주시려는 당신의 자비를 간절히 청하게 된다.

주님, 당신의 초대에 감사드리며
여전히 비틀대며 따라 걷는 저에게 관대하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