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 본문
2독서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복음말씀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단상
지리산 둘레길 2박3일 동안 비가 멈추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지는 터에 여간 고생스런 산행(?)이 아니다.
누가 둘레길이 평탄하다고 했는지...
굽이굽이 오르락내리락 해발 700미터 산길도 여러번 거쳐야 한다.
마을과 마을, 산과 산, 능선과 능선 지루하지 않은 지리산 둘레길 여행이다.
둘레길 중간중간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몸을 뉘여있다.
인월과 금계 구간(4구간) 사이의 '등구재'에서는 대여섯 그루의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행길을 막고 있다. 기어서 타고서 넘어가야 할 판이다.
다시 만난 인월 숲안내소 애벌레님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이미 알고 있단다.
걷는 이들이 또 걷는 이들을 위하여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으니 역시 산사람들이다.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다.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산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좋은 산행 되세요'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서로 간에 인사를 건넨다.
가끔 산행에 지친 이들에게는 '힘내세요. 거의 다 왔네요. 5분이면 도착해요'라며 용기를 심어준다.
그런데 5분이 1시간이 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그렇지만 이런 '선한 거짓말'에도 미소가 핀다.
그이가 어떤 마음으로 '5분'이라고 말했는지 그이의 응원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의 나눔에도 인색하지 않다.
초콜렛이며, 과자며, 과일에 심지어 때가되면 밥까지...
게다가 같은 방향으로 걷기라도 하면
곧이어 '어디에서 오셨나요?'라며 서로의 통성명이 이어지기라도 하면
서서히 한 사람의 생이 다가온다. 웃기도 울기도(?)하며 또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이번 둘레길 여행에도 많은 벗들을 사귀었다(?).
서로의 이름과 연락처를 주고 받지만 스치듯 지나갈 인연임을 알기에
머뭇하다가도 한 둘 실타래가 풀리듯 속시원히 자기내를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깊게 담을 인연이 아님을 알기에 마치 산에게 이야기하듯 자기내를 드러낸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을 기억하고 내 삶을 나누어 받고
그래서 타인의 삶과 내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타인의 고통과 내 삶의 고통이 같음을,
그이의 외로움과 나의 외로움이 서로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더 넉넉해지고, 더 여유로와지고, 더 자유로와지면서 어느새 내가 밟고 서 있는 그 산을 닮아 있다.
내가 산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다.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
복음말씀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단상
지리산 둘레길 2박3일 동안 비가 멈추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지는 터에 여간 고생스런 산행(?)이 아니다.
누가 둘레길이 평탄하다고 했는지...
굽이굽이 오르락내리락 해발 700미터 산길도 여러번 거쳐야 한다.
마을과 마을, 산과 산, 능선과 능선 지루하지 않은 지리산 둘레길 여행이다.
둘레길 중간중간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몸을 뉘여있다.
인월과 금계 구간(4구간) 사이의 '등구재'에서는 대여섯 그루의 나무들이 쓰러져 있어
행길을 막고 있다. 기어서 타고서 넘어가야 할 판이다.
다시 만난 인월 숲안내소 애벌레님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이미 알고 있단다.
걷는 이들이 또 걷는 이들을 위하여 곳곳의 소식을 전해주고 있으니 역시 산사람들이다.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다.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산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좋은 산행 되세요'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서로 간에 인사를 건넨다.
가끔 산행에 지친 이들에게는 '힘내세요. 거의 다 왔네요. 5분이면 도착해요'라며 용기를 심어준다.
그런데 5분이 1시간이 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그렇지만 이런 '선한 거짓말'에도 미소가 핀다.
그이가 어떤 마음으로 '5분'이라고 말했는지 그이의 응원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의 나눔에도 인색하지 않다.
초콜렛이며, 과자며, 과일에 심지어 때가되면 밥까지...
게다가 같은 방향으로 걷기라도 하면
곧이어 '어디에서 오셨나요?'라며 서로의 통성명이 이어지기라도 하면
서서히 한 사람의 생이 다가온다. 웃기도 울기도(?)하며 또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이번 둘레길 여행에도 많은 벗들을 사귀었다(?).
서로의 이름과 연락처를 주고 받지만 스치듯 지나갈 인연임을 알기에
머뭇하다가도 한 둘 실타래가 풀리듯 속시원히 자기내를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깊게 담을 인연이 아님을 알기에 마치 산에게 이야기하듯 자기내를 드러낸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을 기억하고 내 삶을 나누어 받고
그래서 타인의 삶과 내 삶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타인의 고통과 내 삶의 고통이 같음을,
그이의 외로움과 나의 외로움이 서로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더 넉넉해지고, 더 여유로와지고, 더 자유로와지면서 어느새 내가 밟고 서 있는 그 산을 닮아 있다.
내가 산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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