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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당신의 딸을 위해 기도하오니... 본문

매일의 양식

당신의 딸을 위해 기도하오니...

해피제제 2011. 2. 10. 07:51
1독서

사람이 생물 하나하나를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복음말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그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단상

전날 수도 형제 아버지께서 귀천하셨다.
신학원에서 함께 살면서 삶의 고민을 많이 나누었던지라
고인이 되신 아버지께서 지병을 앓고 계셨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도 속에서 한 영혼이 하느님을 찾았다.

그리고 이 아침 묵상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받고 또 마음이 아프다.

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차디찬 월세방에서 세상을 떠났다.
질병을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이웃집에 부탁했던 '남은 밥과 김치'에 대한 사연과
한종(한국예술종합학교)을 나온 전도 양양한 시나리오 작가가 
자신의 재능을 꽃 피우지도 못한채 젊은 나이에 굶주림 속에 이 삶을 끝내야 하는 현실에,
그럼에도 좀 더 독하게 살아내지 못한 그녀에게,
또 이런 실상에도 '복지국가' 운운하며 젊은이들을 더 나락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정부에
그리고 간 밤 배불리, 따뜻한 잠자리에 감사했던 이 아침의 나에게....

그녀도 누군가의 사랑받는 딸이었을텐데
그리고 '최고은'이라는 곱디고운 이름으로 불렸을텐데
언젠가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 내 살에서 나온 살'이라 짝을 지었을텐데
자신을 닮은 '고은' 딸의 이름을 입술에 올리고 눈물 흘렸을텐데

모두의 기도 속에 하느님을 찾은 이,
차디찬 전기장판 위에서 외로이 하느님을 찾은 이,
이들이 '부르는 그 이름 그대로' 이 땅의,
아버지 당신의 '아들, 딸'임을 기억해 주소서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청원대로
'주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는데'
당신께서 사랑으로 보낸 자녀들이 이 땅에서 오늘과 같은 아픈 일 당하지 않도록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그녀의 영혼을 아픈 마음으로 보듬아 안아 주시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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