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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때린 놈, 맞은 놈 본문

매일의 양식

때린 놈, 맞은 놈

해피제제 2012. 2. 3. 08:48

1독서

그는 모든 일을 하면서 거룩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께,
영광의 말씀으로 찬미를 드렸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찬미의 노래를 불렀으며,
자신을 지으신 분을 사랑하였다.


복음말씀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단상

이렇게 아침을 맞게 되면 해가 솟구치듯 올라오는 것들이 있으니 해야 할 일,
가슴에 남는 일, 해결하지 못한 어떤 것들이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는 기꺼이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
그러지 못한 것들에는 하느님께 청하면서 관대하게 또 때론 겸손하게 고개 숙이게 된다.

풀리지 않는 것들에는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올라오는 것들이니
처음에는 그것에 마음 졸이며 혹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기도 하거니와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내 머리만 아플 뿐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되니
굳이 그것에 매이지 않는 것이 현명함을 몸과 맘이 알아듣게 된다.

형제들이 많이 모인 자리니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내 이야기도 있으니
형제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알 수도 있거니와
동시에 가끔은 도를(?) 넘게 걸고 넘어져 오는 이에게는
이 여린 영혼에 기스가(동기 수사님이 표현으로) 나기도 하면서
괜히 뾰족한 말로 ‘나 상처 받았거든!’ 야박하게 대하기도 한다.

그러던 차에 많이도 변한(?) 내 모습에 또 뭣 모르고 긁어 대는 수사님이 있으니,
‘나 싸움닭이거든’ 하면서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나니
저녁밥을 먹는 내내, 바로 곁에서 그이의 얼굴을 대하면서,
밤새 그리고 오늘 이 아침까지도 편한 마음이 아니다.
잘잘못을 따질 것도 없거니와 여하튼 그이는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때린 놈’은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다는 선현들의 말씀처럼
이렇게 내내 남아 있으니 내 깊지 않은 수양에
‘도로 나, 변한 게 없구나’ 한탄할 뿐이다.

시간에 맡겨두고 서로가 셈을 할 수도 있겠지만
또 이렇게 명확한 것들에는 언능 손을 내밀어 볼 일이다.
밤새 그이도 내 얼굴 똑바로 보지 못하면서 주위를 빙빙 맴도는 것이
배시시 “미안해요” 말 건네오고 있으니
그만 애닳게 말고 “잘 잤냐”고 아침 인사 건네 볼 일이다.
맺힌 것이 있으면 또 풀어야 함이 세상 사는 이치다.
그래보인다.

주님 이 불쌍한 이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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