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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빛이다 본문

매일의 양식

빛이다

해피제제 2011. 6. 28. 07:28
1독서

"좋소. 내가 이번에도 그대의 얼굴을 보아
그대가 말하는 저 성읍을 멸망시키지 않겠소."


복음말씀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아주 고요해졌다.


단상

작년 지금의 이웃살이로 이름이 바뀌기 전 새샘터에서 몇 달을 먼저 살았다.
수사 혼자서 살 수가 없어서 본부의 사무국장 신부님이 마송-신촌 간 버스로 오가며
함께 살게 되었다.

신부님이 이사 오시던 첫날!
그분이 이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새삼 감탄을 하게 되었다.
원래 수도회 내에서도 '가난'을 사시는 분으로 유명한데
그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된 것이다.

짐이라고 딱 둘,
파란색 비닐봉투에 옷가지를 눌러 담아
마치 산타클로스의 빨간 선물자루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그렇게 어깨에 걸치고 버스를 타고 온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손에는 예수회원 답게(?) 노트북 가방을 챙겼을 뿐이다.

당신의 삶의 지론은
언제 어느 때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선교사의 삶을 지향하고 계시다.
그런 뜻이 수도회 장상(관구장) 신부님과 하늘에 닿았는지
지금은 미얀마에서 또 그렇게 살고 계시다는 풍문이다.

아마도 미얀마로 떠나실 때의 모습 역시
짐작컨대 마송으로 이사오실 때의 그 모습 그대로였으리라.
'파란색' 비닐봉투는 승무원이 받아 줄리가 없기에
대신에 작은 여행용 가방으로 바뀌었을 뿐.... 


수련원 서원을 마치고 신학원으로 이동하면서 가방이 3개였다.
그러던 살림이 신학원 3년을 마치고 바우네로 이사하면서 하나 더 늘었다.
다행히 '가난'을 몸으로 살고 있는 선배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되면서
살면서 지니고 가야될 게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듣게 된다.


하루가 지난 복음에서 예수님의 '머리둘 곳, 등 기댈 곳 없음'이라는 말에 여운이 짙어
어제의 우울함을 떨쳐 버리고 오늘 다시 말씀에 생기가 돋는 것은
언제든 옮겨진 둥지에서 새로운 시작을, 새로운 친구를, 새로운 기쁨을, 새로운 인연을  
그리하여 나에게 말씀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을 또 새롭게 깨닫는 것
오늘은 또 그렇게 알아 듣게 된다.

태풍이 가고 장마가 이어진다더니 방 안에 빛이 가득하다.
어제의 투정에 장마비가 오기전 깜짝 선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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