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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신앙이란... 본문

매일의 양식

신앙이란...

해피제제 2012. 1. 4. 06:41
1독서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복음말씀

세례자 요한: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예수: "무엇을 찾느냐?"

안드레아와 동료: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예수: "와서 보아라."

안드레아: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예수: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단상

토마스 아퀴나스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성적 능력이 전복되는 데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퀴나스는 자기 학생들에게 신을 '믿으라(believe)'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신뢰와 헌신'을 의미하느 'credere'라는 말을 사용했으며
신앙(faith)이란 "초월성이 진짜임을 인정하는(assentire) 능력',
삶의 이면에 실재하는, 우리가 경험하는 그 어떤 것보다 더 실재하는
성스러운 차원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인정'이 지성의 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assentire'라는 동사는 '기뻐하다'라는 뜻도 있으며
'assensio(박수갈채)'라는 말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신앙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어렴풋이 느끼는 비경험적인 실재들을
인정하고 기뻐하는 능력이다. 

한 가지 더,
아퀴나스는 우리가 제시하는 이유가 우리가 믿는(credens) 이유로 
오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복음말씀으로 돌아가면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으로 세례자요한을 찾았던 안드레아는
그 대단한 스승이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찬탄한 예수를 따라 간다.
그리고 알고 싶어 죽겠다는 듯이 묻는다.

"진리가 무엇입니까,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제게 알려 주십시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예수의 대답은 너무도 간단하다.
"와서 보아라"

'먹고, 마시고, 대화하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미워하고, 헌신하고, 기뻐하며...'
내가 끝없이 이상을 두고 살았던 삶과 너무도 평범한 일상 사이에 그 간극을 줄이고
일상적인 것 안에 숨겨진 비밀들에 감탄하면서
그 일상에 감사하고 기쁘하며 신뢰와 헌신을 두고 사는 삶,
나 이외의 더 큰 삶의 실재들에 고개 숙이며 인정하고 그 기쁨을 누리는 삶,
'나는 메시아를 보았습니다.' 라고 고백하게 되는 삶.

무엇인가를 신앙한다는 것은 내가 고개 숙여 인정하게 된 것들에
신뢰와 헌신을 두고 기뻐하며 사는 것, 그때까지는 치열하게 고민해 볼 것,
'믿어라'는 공식은 이런 치열한 물음 뒤에 항복할 수밖에 없을 때에야 비로서
서서히 그 신앙에 내 마음을 내 줄 수 있는 것,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여전히 물음표 투성이, 신앙이란 맹목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이것도 내 생각, 걸려 넘어지지 말기를...
나도 지금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