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본문

매일의 양식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해피제제 2012. 1. 2. 07:30
1독서

여러분은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면,
여러분도 아드님과 아버지 안에 머무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신 약속, 곧 영원한 생명입니다.


복음말씀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단상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했을 때 반갑게 맞이해 준 윤정숙 이사님은
사무실 벽면을 가득 채운 개인 서가에서 책을 선물로 내 준다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책 앞에서 고르기를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당신이 손수 그 사람에 알맞게 책을 골라 주시기도 하신단다.

정말로 많은 신간들 앞에서 동기수사님도 나도 한 동안 머뭇거리고 마니
동기수사님에게는 두꺼운 역사서를, 내게는 '이름 없는 순례자'라는 책을 골라 준다.

재미난 것은 이야기를 하는 2시간여 가까운 동안
내쪽은 거의 쳐다도 보지 않고 앉은 자세도 동기수사님을 향해 있다.
그리고 종교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동기수사님에게 옴팡 빠진듯
재미나게 웃고 즐겁게 대화를 주고 받는 폼이 나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다랄까

그런데고 그것이 하나도 맘에 걸리지 않는 것은 두 분에 대한 신뢰가 분명하다.
소외시킨 다는 느낌이 아니라 가만히 내 두어도 둘만 그렇게 쑥덕쑥덕 거려도
전혀 거부감 없이 처음 역할이 그러하듯 두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고 간간이 웃음 짓고
물어 오는 이야기들에 사심없이 대화하고...마치 처음 역할이 그렇듯....

시간을 다투는 윤 이사님 일정상 서너번 스텝들이 문을 열고 찾아 들고
또 전화도 빈번히 우리의 대화에 끼어든다.
그럼에도 대화의 단절 없이 물 흐르듯이 2시간이 훌쩍 지나고
당신도 우리들도 아쉬움을 가득 담긴 시선으로 서로의 길을 배웅한다.

3년차 천주교 신자인 윤 이사님은 목마름이 극에 달했을때
제 발로 성당을 찾고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았단다.
그래서인지 그때 읽은 난독의 서적 중에 내게 주신 책도 그분을 살려 주신 책이란다.
그리고 NGO 활동가로 지내다가 묵묵히 제 갈길을 선택해 간 내 처지를 아시고
(이웃살이로 파견 받기 전 예수회 '기쁨나눔재단'을 설립했을 때 그분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어느 러시아인의 순례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름 없는 순례자'를 선물해 주신다.

그 책을 덮으면서 마음에 새겨진 것 하나 있으니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짧은 기도다.
평생을 순례를 하며 '기도법'을 찾아 나선 그 이름 없는 순례자는
이 짧은 기도를 삼천번, 육천번, 만번을 읊조리며 수행하면서
이 단순한 기도로 하느님을 체험하고
순례자와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기도법과 체험을 나눈다.
그리고 지금의 '예수마음기도' 혹은 '예수호칭기도'의 '원조'가 되었다.

매일 같이 흔들대며 살아가는 이 삶에 이냐시오 관상기도도 좋고
렉시오 디비나도 훌륭하고 향심기도도 좋지만
이렇게 하루의 중간 중간에 짧게나마 이 기도를 입술에 올려 두는 것도 실천해 볼 일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매일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앙이란...  (2) 2012.01.04
'평화, 정의, 지혜'를 구하는 삶  (0) 2012.01.03
따뜻함과 부드러움 품고 사는 한 해 되시길...  (3) 2012.01.01
대쪽같은 선비  (2) 2011.12.31
바삐 가신다  (1) 201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