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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아! 이 웬수... 본문

매일의 양식

아! 이 웬수...

해피제제 2011. 3. 29. 07:49
1독서

이제 저희는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따르렵니다.
당신을 경외하고, 당신의 얼굴을 찾으렵니다.


복음말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번까지 해야 합니까?"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단상

이웃살이에서 회의를 하다보면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될 때가 있다.
어쩔때는 한 참을 날이 선 채로 내 주장의 타당성을 강변한다.

그렇게 한바탕 쏟아 놓고 나서 가만히 상대방(주로 김민 수사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왜 내가 또 이렇게 핏대를 올렸나!'하고 침묵으로 듣게 된다.

그러면서 어느 사이 그이를 향해 고마움이 올라오는 것이
'이 이가 없었다면 분명히 다른 이들에게
이런 식으로 내 온 날선 감정을 쏟아 부었을텐데
이이 덕분에 지금 내 감정을 살필 수 있구나'하고
내 자신을 추스리게 된다.

지금의 내 미성숙함 때문에 앞에 있는 동기 수사님은
열 받고, 화 나고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가끔씩 '나는 형님과 평생 살고 싶어'라며 애교를 부리니
내 울퉁불퉁한 마음 표현, 그 안에 진실함으로 지금껏 얼굴보고 살아오느가 싶다.

오늘 복음말씀 안에서 베드로가 '몇 번이나? 일곱번까지...!'라는
용서의 마지노선에 대한 물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이라시며
유다의 전통 안에서 최고의 한계라는 '일곱'이라는 숫자도 용서의 횟수로는 부족하다 하신다.

지난 7년 동안 함께 살아주면서 한참이나 어린 동생의 죽 끓듯 변덕과 삐죽한 말씨에도
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고, 챙겨 주고, 음식을 해 먹이면서
그렇게 용서를 행하는 동기 수사님 덕분에 이 수도생활 그나마 해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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