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오늘 밤에 되찾아 갈 것이다. 본문
1독서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은 불신으로 하느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믿음으로 더욱 굳세어져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셨다는 기록은 아브라함만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을 믿는 우리도
그렇게 인정받을 것입니다.
복음말씀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단상
고모부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다.
늘 정확하고 생각이 깊으신 분으로 학생들을 대할 때에도 엄격하면서도 속정이 많으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학과장을 비롯해 대학의 여러 보직을 맡으시기도 하셨다.
가끔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없다' 하시면서 학교의 총장직을 이야기하곤 하시지만
그것은 재단의 친인척만이 가능하다며 당신의 욕심에 '사는 게 다 그렇다' 하신다.
인간적인 매력과 약점을 동시에 지닌 고모부가
어느 날 교수 모임을 하고 가볍게 술 한 잔 하시고 나오는 길에 순간 정신을 잃어 쓰러진 적이 있다.
그럼에도 순간 몸을 앞으로 기울여 뒤로 넘어지는 큰 화를 모면하긴 했지만
앞니가 나가면서 한 동안 고생을 심하게 하셨다. 아마 그 무렵부터 였을 것이다.
처조카인 내가 고모부 댁을 방문할 때면 늘 고모부와 말이 많아 졌다.
병을 오래 앓고 계신 큰 고모부나 미국에 살고 계신 작은 고모부는 사정이 그래서
고등학교 이후로 서울에 살게 되면서 자주(?) 둘째 고모부댁을 방문한 것이
그나마 우리 둘 사이에 벽을 낮추었다 싶다.
그래도 어색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수도회에 입회하고 당신에게 그 '넘어짐'의 사건이 있은 후에야 비로서
우리 둘 사이에는 어느덧 서로를 마주하게 하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달까!
지금은 그러신다 '세상에 많은 것 필요 없다 싶다.
내가 정직하게 벌어 내 가족 굶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그래서 가진 것 많지 않지만 남도 도우며 살 수 있다면 충분하다 싶다.'
그러시면서 늘 내 길에 대해서 지지해 주시고 기도를 더해 주신다.
당신은 아직 신앙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나를 통해 수련원 입회식과 서원식 그리고 내가 살 신학원을 방문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수도 형제들과 나이 지긋한 신부님들의 환대에 어쩔줄 몰라하시며
처조카가 그렇게 수도자로 살아감에 한번씩 고모부댁을 방문할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이 깊어진다.
그러면서 마음 속 담아 두었던 학교 이야기, 가족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한참이나 나이 어린 나에게 두런두런 나누어 주신다.
오늘 복음을 읽다가 고모부의 '넘어짐' 사건 이후의 변화를 떠올려 본다.
엄격한 아버지에서 올라오는 것들에 옥신각신 하면서도
사촌동생들에게 말 없이 귀 기울이시는 모습을 본다.
야심찬 대학교수에서 아이들(?) 사정을 손수 챙기는 인자한 스승을 발견하게 된다.
늘 그랬지만 집 안에서 요리도 당신 옷도 손수 다리시는 모습이 그렇고
두 분이 함께 오붓하게 산책을 하시고 여행을 다니시는 모습이 그렇다.
한 번씩 하느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물어 오실 때는
더 넓은 영역에 대한 호기심으로 궁금하신 것이 많아 보인다.
세상에 재산을 잔뜩 쌓아 두었다가 이제는 영원한 것에 관심을 보이시면서
그 길 좌충우돌 겪고 있는 처조카에게 당부를 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신부님 될 사람도 인간인지라 욕심이 없을 순 없겠지만 그렇게 사는 것도 뜻 깊다 싶다.
형욱이 니 덕분에 이것저것 보고 배우는 게 있으니 삶이 다 같구나 싶고,
세상에 나처럼 욕심 갖고 사는 거나 버리고 사는 네 삶이나 힘들고 고되 보이는 것은 다 같다.
어려운 길 선택했으니 이것저것 생각말고 한 길 바로 같으면 한다.'
고모부님의 말씀이 이 아침 졸리운 생각에 눈을 뜨게 한다.
형제 여러분, 아브라함은 불신으로 하느님의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믿음으로 더욱 굳세어져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셨다는 기록은 아브라함만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을 믿는 우리도
그렇게 인정받을 것입니다.
복음말씀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단상
고모부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신다.
늘 정확하고 생각이 깊으신 분으로 학생들을 대할 때에도 엄격하면서도 속정이 많으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학과장을 비롯해 대학의 여러 보직을 맡으시기도 하셨다.
가끔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없다' 하시면서 학교의 총장직을 이야기하곤 하시지만
그것은 재단의 친인척만이 가능하다며 당신의 욕심에 '사는 게 다 그렇다' 하신다.
인간적인 매력과 약점을 동시에 지닌 고모부가
어느 날 교수 모임을 하고 가볍게 술 한 잔 하시고 나오는 길에 순간 정신을 잃어 쓰러진 적이 있다.
그럼에도 순간 몸을 앞으로 기울여 뒤로 넘어지는 큰 화를 모면하긴 했지만
앞니가 나가면서 한 동안 고생을 심하게 하셨다. 아마 그 무렵부터 였을 것이다.
처조카인 내가 고모부 댁을 방문할 때면 늘 고모부와 말이 많아 졌다.
병을 오래 앓고 계신 큰 고모부나 미국에 살고 계신 작은 고모부는 사정이 그래서
고등학교 이후로 서울에 살게 되면서 자주(?) 둘째 고모부댁을 방문한 것이
그나마 우리 둘 사이에 벽을 낮추었다 싶다.
그래도 어색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내가 수도회에 입회하고 당신에게 그 '넘어짐'의 사건이 있은 후에야 비로서
우리 둘 사이에는 어느덧 서로를 마주하게 하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달까!
지금은 그러신다 '세상에 많은 것 필요 없다 싶다.
내가 정직하게 벌어 내 가족 굶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그래서 가진 것 많지 않지만 남도 도우며 살 수 있다면 충분하다 싶다.'
그러시면서 늘 내 길에 대해서 지지해 주시고 기도를 더해 주신다.
당신은 아직 신앙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나를 통해 수련원 입회식과 서원식 그리고 내가 살 신학원을 방문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수도 형제들과 나이 지긋한 신부님들의 환대에 어쩔줄 몰라하시며
처조카가 그렇게 수도자로 살아감에 한번씩 고모부댁을 방문할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이 깊어진다.
그러면서 마음 속 담아 두었던 학교 이야기, 가족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한참이나 나이 어린 나에게 두런두런 나누어 주신다.
오늘 복음을 읽다가 고모부의 '넘어짐' 사건 이후의 변화를 떠올려 본다.
엄격한 아버지에서 올라오는 것들에 옥신각신 하면서도
사촌동생들에게 말 없이 귀 기울이시는 모습을 본다.
야심찬 대학교수에서 아이들(?) 사정을 손수 챙기는 인자한 스승을 발견하게 된다.
늘 그랬지만 집 안에서 요리도 당신 옷도 손수 다리시는 모습이 그렇고
두 분이 함께 오붓하게 산책을 하시고 여행을 다니시는 모습이 그렇다.
한 번씩 하느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물어 오실 때는
더 넓은 영역에 대한 호기심으로 궁금하신 것이 많아 보인다.
세상에 재산을 잔뜩 쌓아 두었다가 이제는 영원한 것에 관심을 보이시면서
그 길 좌충우돌 겪고 있는 처조카에게 당부를 하시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신부님 될 사람도 인간인지라 욕심이 없을 순 없겠지만 그렇게 사는 것도 뜻 깊다 싶다.
형욱이 니 덕분에 이것저것 보고 배우는 게 있으니 삶이 다 같구나 싶고,
세상에 나처럼 욕심 갖고 사는 거나 버리고 사는 네 삶이나 힘들고 고되 보이는 것은 다 같다.
어려운 길 선택했으니 이것저것 생각말고 한 길 바로 같으면 한다.'
고모부님의 말씀이 이 아침 졸리운 생각에 눈을 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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