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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행복 뒤의 행복을 위해 본문

매일의 양식

행복 뒤의 행복을 위해

해피제제 2011. 2. 2. 09:29
1독서

보라, 그가 온다.


복음말씀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 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단상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백설공주는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데,
잠자는 숲속의 공주 역시 왕자의 키스를 받고 눈을 뜨더니 또 행복하게 살았다던데,
그런데 정말로, 성춘향은 장원급제한 이몽룡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을까?

시메온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를 받을 때'를 기다려 온 사람이다.
한나는 60여 년을 성전에서 살며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긴 이'다.

누구누구는 성령을 받았다는데,
누구누구는 기도의 은사, 치유의 은사, 방언의 은사, 구마퇴치의 은사를 입었다는데,
누구누구는 하느님 체험을 찐하게 했다는데,

그런데 왜, 사는 품새는 저 모양이야?
성령의 은사는 고사하고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행동 앞에서는
차라리 '하느님', '성령'은 좀 빼주셨으면 고맙겠다.

분명히 그이들의 '성령 혹은 하느님 체험'은 진짜다. 맞다.
하지만 그 '원체험'을 일상 속에서 사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피정에 가서 지극한 깨달음을 얻고, 굉장한 하느님 체험을 했어도
매일 아침 일어나서, 밥먹고, 출근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교육,
집세, 전기세 등 각종 세금고지서에 이런저런 불확실한 미래의 세상 걱정 앞에서
피정 때 받은 '엄청난 은총'을 살기란 요원한 일이다.
금세 세상 속에서 휩쓸리기가 쉽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요는, 그 깨달음과 체험들을 '몸에 새기는 작업' 필요하다.

기생 성춘향이 이몽룡 양반댁에 몸 붙이고 살려면 사랑만으로 충분치 않다.
죽을 고통을 넘기고 쟁취한 사랑이지만
그 사랑을 온전히 살아내려면 고단한 시집살이에서 마음을 단단히 해야 한다.
사랑 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그 고통과 시련과 박해의 순간들을 몸에 새겨
매일매일 새롭게 사랑을 꽃 피우지 않으면
양반댁에서의 그이의 시집살이의 끝은 상상이 되고 남는다.

시메온과 한나가 처음 하느님을 만났던 그 순간이 있었기에
그러나 그 원체험을 공고히 하기위한
평생을 주님 앞에서 기도하고 단식하며 이스라엘의 구원을 고대했기에
결국 그이들은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다.

행복에는 '행복한 순간'과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헌신'이 요구된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 헌신 역시도 '사랑'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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