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내가 부끄러워 해야할 것 본문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는 죠치대학교 학생들과의 첫 모임이 있었다.
6명의 재학생과 예수회 수사 둘 그리고 지도교수와 스텝 한분.
지도교수는 인솔 책임자로 구정모 신부님이시고
일본에서의 프로그램 준비자는 오치라는 예수회 일본관구 신학생이다
나야 이번 아시아청년대회가 한국에서 치러지는 관계로
곁다리로 참가하게 된 것인지 한국에서의 이동에 운전수 역할도 감지덕지랄까.
회의에 앞서 인적사항 리스트를 전해 받았다.
그리고 명단을 보는 순간 `헉`하는 이 기분이란....
일행 중에 가장 많은 나이가 눈에 띄면서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었다.
이제껏 성서모임이나 피정동반을 하면서도
보통 40-70대까지 연배가 있으신 분들과 함께해왔다.
그런터에 30대였던 나는 대부분의 그룹에서 아직 젊은 축에 속했던 것이다.
그런데 대학생들과의 모임에서 가장 연장자로 표시된 리스트에 생소하면서
`내가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나?` 싶은 당혹스러 기분마저 찾아 든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옆에 앉아 있는, 나이 차이가 거의 스무살에 달하는
19세의 학생을 보면서 `내가 이이들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을 해본 것이다.
그렇다. 그이들의 배에 달하는 나이를 먹고
스스로 아직 `젊다`라고 자부하던 나도 그이들의 눈에는 `어른`의 모습일터
그런 나는 내 옆의 젊디젊은 이 친구들과 무엇이 다른가?
스무해를 더 살아온 만큼 경험이 쌓여져 지혜로워졌는가
그 배를 살아온 나는 내 자신을 비우고 내 옆의 이웃들을 채우고 있는가
사랑이 자랐는가, 슬기로워졌는가, 나를 타인에게 내어주고 있는가
아직도 내 자신이 더 커서 내 욕심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또 수도자로서 신앙인으로서 내가 닮고 싶은 그분을 충분히 닮고 있는가
스무살의 그날보다 마흔을 앞에둔 오늘의 나는 그만큼 성장했는가.
선배들에게 닮고 싶은 어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던 내가
이제 그 나이만큼 숫자가 더해져 아이들의 눈에 어떤 어른의 모습일지
스스로 묻게 되면서 순간이지만 괘이한 당혹감을 느낀 것이리라.
나는 지금의 나이에 걸맞게 지혜와 경험이 쌓이고 있는지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숫자만 더해진 나이가 아니길
그렇지 않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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