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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돌아보기와 뛰어넘기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돌아보기와 뛰어넘기

해피제제 2010. 12. 2. 20:00

지난 20101119일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주관으로 집담회가 있었습니다. 집담회의 표어는 돌아보기와 뛰어넘기였습니다. 표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집담회의 목적은 예수회 한국관구 사회사도직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짚고 앞으로의 투신의 전망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왜 사회사도직 집담회가 필요한가?

지난 몇년 동안 예수회 내에서 사회사도직에 대한 많은 고민과 성찰이 있어왔습니다. 사회사도직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결국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예수회의 총회의 정신이 단지 표어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이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에 다름아닙니다. 즉 한국사회의 주류가 급속도로 중산층화하면서, 그리고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한국 사회 내에 새로운 주변부, 가난한 이들이 형성되면서 예수회 사회사도직에서도 마찬가지로 변화한 모습으로 응답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집담회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기획되었던 것입니다. 집담회에서 두 분의 발제자께서 인상적인 문제설정을 해주셨습니다
 

한국 사회 내에서 예수회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첫 발제자로 나오신 한상봉 선생님께서는 한국사회에서 갖는 예수회의 위상에 대해 매우 뜨끔한 질타를 주셨습니다. 한선생님의 발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사회에서 예수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서강대와 영성수련을 들 수 있다. 서강대와 영성수련은 한국사회 내에서의 한국교회의 모습, 예수회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말해준다. 요즘 서강대에 들어서고 있는 멋진 건물들은 대개 대기업의 명칭과 성인들의 이름이 기묘하게 조합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삼성 가브리엘 관처럼. 이 모습은 서강대가 예수회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점차 잃어가며 상업화되어가는 현상을 드러내준다 

2. 예수회 한국관구에서 사회사도직에 투신하는 회원 수의 열세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교육사도직과 영성사도직에 투신하는 회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예수회원들이 사회사도직에 투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타개책은 사도직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교육사도직과 영성사도직의 회원들과 사회사도직의 회원들이 서로 연대하여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3.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사도직에 투신하는 예수회원들이 자신의 활동의 근원이 영성에서 비롯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회사도직에 투신하는 예수회원들은 사회활동가라기 보다는 영성가이자 활동가인 것이다. 

사실 한상봉 선생님의 발제는 관구 내에서 이루어진 많은 논의와 상통한 면이 많습니다. 이런 한상봉 선생님의 통찰과 질책은 예수회의 향후의 방향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예수회는 사회사도직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

뒤이어 김정대 신부님은 35차 총회정신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의 사회사도직 우선순위에 관한 보고서를 정리하여 한국 예수회의 사도직 우선순위에 대해 발제해주셨습니다. 김정대 신부님은 한국관구의 사회사도직의 과제를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셨습니다. 즉 제한된 자원을 고려하여 한국관구의 사회사도직은 특정한 분야에 에너지를 모아야할 때라는 것입니다. 향후 1년동안 사회사도직분야에서 여러가지 평가와 성찰,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진 예정입니다 

발제가 끝난 후 김녕(서강대) 교수님과 김성환 신부님(농촌사도직), 김형욱 수사님(이주사도직)의 약정토론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세분들은 공통적으로 한국관구의 사회사도직은 여러 사도직 중의 하나라기 보다는 사회교리의 구체적인 실현의 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날 집담회에서는 5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여 사회사도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발제와 토론을 지켜보면서 든 인상은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예수회 내에서 사회사도직에 관하여 대단히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사태의 전환에 직면하여 기전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둘째는 한국교회의 앙상한 현실, 즉 급격한 중산층화와 동시에 진행되는 가난한 이들의 주변부화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 여러 사제들, 연구자들에 의해서 여러차례 제기된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역시 이번 집담회에서도 많은 고민과 성찰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이번 집담회는 사실 예수회의 사회문제에 대한 해석과 응답이라는 긴 프로젝트의 시발점에 불과합니다. 향후 한국관구 내에서 좀 더 진지하고 근본적인 성찰과 입장표명을 기대해봅니다.


* 이 글은 예수회 관구본부 홈페이지에서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