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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예수의 어린 시절- 실패와 상처를 통한 성장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예수의 어린 시절- 실패와 상처를 통한 성장

해피제제 2020. 3. 10. 11:46

목공소의 예수, John Everett Millais-Christ in the House of His Parents (`The Carpenter's Shop')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 루카 2,51-52

 

 

"요즘 관구 본부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계획성이 없어"

 

한 어른이 곧 문을 닫게 되는 카마쿠라, 나가사키 두 곳의 피정집 사정과

예수회 한국 관구에서 나가사키 피정집을 사도직으로 사람을 파견하기로 했다가

한일 관계의 악화로 작년 연 말까지 상황을 지켜 본 후

결과적으로 해당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하자

그동안 참고 있던 한 마디를 기어코 토해내신다. 

취임한지 갓 2년이 지난 지금의 관구장과 본부 스텝들에게 그 불만이 향한다. 

 

일본으로 미션을 받아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도직장에서 그리고 교회에 봉사하면서 젊은 세월을 헌신했으니

그분의 탄식 가득한 안타까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서 지금의 교회와 예수회 일본관구의 현실에 그런 식으로 아쉬움을 토로하셨으리라. 

 

 

'목공소의 예수'라는 존 에버렛의 회화에서

아빠 요셉의 일을 돕다가 못에 찔려 손바닥에 상처를 입은 소년 예수를 보았다.

엄마 마리아가 황급히 무릎을 꿇고 아기(?) 예수님께 입을 맞추며

발등에까지 피를 흘리는 예수님을 마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이 바라보신다. 

그 옆에서 아빠 요셉은 피를 흘릴새라 아들의 손을 위로 향하게 하며 어깨를 지긋히 다독이고 있고

낙타털 옷을 입은 어린 세례자 요한(?)은 씻을 물을 두 손으로 혹여나 엎지를까 조심스레 들고서

눈은 이미 걱정을 가득 담아 사촌 동생 예수에게로 향한다.

  

예수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가끔씩 해당 성경 구절과 마주할 때 그 시절이 궁금하던 차에

'목수'일을 하신 예수님이 처음부터 그냥 솜씨 좋은 목수였을리는 없었겠다. 

이처럼 실수를 하고 상처를 입고 그럼에도 가족들의 온 사랑의 돌봄을 받으면서

그렇게 무수한 실패와 상처를 통해 성장하여 솜씨 좋은 '목수', 

사랑 가득 받은 그래서 누구에게도 사랑을 전해 줄 수 있는 '모든 이들의 구원자 그리스도'가 되셨다.

 

예수님의 소년 시절처럼 우리 삶의 경험은 실패와 상처의 경험을 통해 성숙으로 나아간다.

오늘 한탄을 토로하신 노 신부님의 80세 체험은 그렇게 쌓여진 것들이다.

그러니 지금 젊은이들의 좌충우돌은 꼭 필요한 때 꼭 필요한 경험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젊은 관구의 책임자들은 이렇게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더 지혜 가득한 어른이 되어 가지 않을까.

그러니 어른인 그분이 혀를 차듯 절대 별 쓸데 없는 체험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지금 최선을 다해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을 선택해 가는 중일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실패 조차 지금은 '잘 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그럼으로 이미 그 시기를 지나쳐 온, 또 지나치고 있을 어른들은

긴 호흡으로 기다림과 관대함과 응원으로 어른의 역할을 해 주시면 어떨까. 

그럴 수 있기를 그 험한 세월들을 통과해 온 어른의 마음들에 작은 기도를 더해 본다.

 

'사랑하옵는 주님, 저희가 너그러워질 수 있도록 가르쳐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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