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어느 소박한 서품식 본문
일본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미사를 비롯한 모든 공식적인 행사가 중지되었다.
두 명의 예수회원 수사들 역시 각자 10년 이상의 양성을 받고
가족과 신자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제 서품식을 치룰 예정이었지만
동경 대교구의 방침에 따라 이냐시오 성당에서의 부제 서품식 역시 취소 되었다.
대신에 외부 초대자 없이 예수회원들만의 조촐한 부제품이
3월 7일 미키하임 예수회 신학원 경당에서 조용하게 치뤄졌다.
다행히 오현철 부제님은 부모님 대신에 남동생이 한국에서 참석했고
무라야마 부제님은 신학원 근처에 살고 계신 어머니가 자리를 함께 해 주셨다.
가족 중 아무도 참석할 수 없었다면 두 분 부제님에게는 조금은 쓸쓸한 서품식이 되었을텐데
어려운 시기에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비록 한 명씩의 가족이었지만 그리고 가까이 혹은 멀리서 예수회 형제들이 함께 해 주었고
어려운 시기에 동경대교구의 키쿠치 대주교님이 서품식 주례를 와 주셔서 큰 위로가 된 듯 싶다.
주교님의 말씀 처럼 두 분 부제님에게는 그분들의 '소박한 부제 서품식'이 평생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키쿠치 대주교님 당신의 서품식 에피소드 중 그 당시의 서품식 주례를 해 주셨던 주교님이
서품 당사자들에게 사제로 부름 받는다는 표식인 '안수'를 해 준시는 것을 깜빡 잊고 말았단다.
그래서 다음 월요일 다시 주교관을 찾아 '안수'만 살짝 받았다나 어쨌다나...
여하튼 그 기억으로 인해 평생 잊을 수 없었던 '사제서품식'이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벗들과 신자분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서품식이지만 평생 기억에 남겠다신다.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치러진 우리들만의 서품식이지만
형제애 가득한 예수회 형제들이 함께 해 주고, 유머 넘치시는 주교님이 주례를 해 주시면서
그리고 어느덧 풋풋한 신학생에서 빛이 나는 성직자로 부름 받는 두 분의 부제님이 주인공이 되면서
우리 가운데 맑고 싱그롭게 활동하시며 부어 주시는 그분의 은총과 사랑을 서로에게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두 분 부제님들이 하느님의 충실하고 겸손한 도구로
아버지이신 그분에게서 받은 사랑을 주위의 많은 벗들에게 전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영혼들을 아버지 손에 맡기고 타인의 영혼을 구할 수 있기를
그럴 수 있기를 나의 하느님 그분께 청해 본다.
착한 목자이신 아버지, 두 분 부제님이 당신을 닮아 모든 이를 섬길 수 있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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