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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심판의 조건, '얼마나 사랑'했는지... 본문

매일의 양식

심판의 조건, '얼마나 사랑'했는지...

해피제제 2011. 7. 12. 07:20
1독서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 냈다." 하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


복음말씀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단상

서강대 교수 신부님께서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조선소엘 다녀오셨다.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해고에 맞서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하늘까지 닿을 크레인에 올라
오늘 188일째 고공 농성중인 김진숙씨를 응원하고 함께하기 위한 나들이였다.

평소 삶의 자리에서 늘 깨어 있기를 노력하시는 분이시라
천주교 사제요. 또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날은 몸소 부산으로 향하셨다.
게다가 그분의 수업을 듣는 몇 몇 학생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당신과 함께 하겠노라며 동행을 하게 되었단다.
혼자 다니러 가는 길이 여럿이 되니 용기도 나고 또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으리라.

지난 6월 11-12일 1차 희망버스에는 시민과 학생 500 여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2차 희망버스에는 무려 그 스무 배가 넘는 185대 1만여명(경찰추산 7000명)이 부산을 찾았다.
모두가 농성중인 김진숙씨를 응원하고 함께 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자발적인 참여였다.

서울, 광주, 대구, 인천 등 등 전국 각지에서
시민단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만난 사람들이
버스를 예약하고 각자의 사이트에 '언제, 어디서' 출발한다고 광고를 내고 예약을 받아
희망버스를 꾸렸다. 물론 차비와 간식은 각자 부담으로 자발적인 참여의 형식이다.

그이들의 면면을 보면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초등학교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평범한 직장인에서 유명한 연예인들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지도층 인사들까지 남,녀 구분없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 땅끝 아무도 모를, 이 일이 아니었다면 결코 가보지 못했을
부산 영도까지 서로의 손을 잡고 어깨를 맞대며 노래를 부르고 행진을 하면서
또 신부님과 함께 간 친구들은 기도를 통해 '나는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고 외치고 있다.

가장 약하고, 힘 없는 당신들 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제, 자매의 목소리들로
하느님께서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기어코 네게 돌아가겠다' 하시던 것 처럼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가 함께 하고 있음을 알리는 우리 시대의 '희망'을 보여주는 기분 좋은 연대다.
더불어 걱정스러운 것은 부디 이 모두의 바램들이
정치적으로 또 폭력적인 방식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처음 시작처럼 모두의 힘을 이끌어낸 평화적인 그리고 외롭게 농성중인 김진숙씨를 향한 연민에서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힘없고 약한 이들을' 위한 위로의 시간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하느님 '심판의 날'에는 우리가 얼마나 사람과 세상을 '사랑'했는지로 심판 받지 않을까..

곧 있을 '3차 희망버스'에는 나도 그이들과 함께 '평화'의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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