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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강우일 주교 "강정의 평화 없이 아시아의 평화도 없다"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강우일 주교 "강정의 평화 없이 아시아의 평화도 없다"

해피제제 2011. 10. 5. 10:54

강우일 주교 "강정의 평화 없이 아시아의 평화도 없다"
아시아실천신학자 포럼 '세계화의 도전과 아시아 신학의 미래' 개막
2011년 10월 04일 (화) 20:35:09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우리신학연구소와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신학포럼 ‘세계화의 도전과 아시아 신학의 미래’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축일'인 10월 4일 오전 10시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개막됐다.

포럼은 오는 2012년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창립 40주년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50주년을 즈음해 FABC가 제창한 ‘가난한 이들, 위대한 종교전통, 다양한 문화와의 대화’라는 3중대화의 중요성과 세계화의 모순이 중첩된 아시아에서 지난 40년간 그리스도교 신학이 이룬 성취와 한계, 앞으로의 신학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FABC 인간발전사무국(OHD) 의장 찰스 보 대주교를 비롯한 FABC 관계자, 인도,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10여국에서 활동하는 신학자 20여명이 참석해, 신자유주의와 아시아 교회, 아시아 신학의 미래 그리고 각국이 처한 현실과 이에 대한 신학적 응답을 논의할 예정이다.

   
▲ 강우일 주교

현실과 유리된 신학은 언어의 현란한 유희일 뿐
강정의 평화 지킬 수 없으면 아시아의 평화 지킬 수 없어


개막 강연을 맡은 강우일 주교는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투신 - 제주도 강정에서 시작하는 아시아의 평화’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역사의 현장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말씀과 그것으로 비롯된 신학의 의미에 대해 전했다.

“군비 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있다. 언제나 새로운 무기를 마련하는 데에 소요되는 엄청난 재원의 낭비는 가난한 사람들의 구제를 막고, 민족들의 발전을 방해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15항)

강우일 주교는 2007년부터 한국정부가 추진하려는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해오면서 갈등이 많았지만, 오랜 역사속에서 억압당하고 수탈당하면서 자포자기하는 제주도민의 모습을 교회가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강 주교는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이유는 제주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우리 정부 스스로도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했던 만큼 심각한 자연훼손의 문제와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 사유는 ‘제주의 역사와 제주도민의 깊은 상처’ 때문이라고 하면서 1948년 4월 3일, 국가 공권력이 자행한 불의한 민간학살의 역사에 대해 전했다.

강 주교는 “당시 제주도민의 10%가 국가공권력에 의한 무차별 학살로 목숨을 잃은 ‘제노사이드’에 준하는 범죄임에도 한국 정부는 50년간 침묵을 강요하고 속죄와 치유의 과정을 생략한 채, 또다시 제주땅에 군대를 파견,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군사기지를 건설하려고 한다”고 하면서, “이러한 탈역사적 행위는 4.3희생자들의 희생을 무의미한 죽음으로 만들고 과거의 반인륜적인 범죄를 망각의 무덤 속에 은폐하는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라고 성토했다.

“한국 국민 모두는 이렇게 수많은 동포가 불의한 공권력의 폭력에 의하여 희생된 데 대해 공동 책임을 지며, 우리의 군대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공권력이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우리가 대신 용서를 비는 지름길은 우리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이 치욕적인 사건에 대해 감추지 말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소상히 전하여 기억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반인륜적인 범죄가 국가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지 않도록 다짐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또 한국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것 만으로 해군기지 건설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실상 현대사에서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폭력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면서, “국가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도 인간의 기본권을 훼손하고 신앙의 진리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이라면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거부하고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선포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은 단순히 하느님의 초월적이고 추상적인 진리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의 구체적인 역사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계명과 가르침에 귀기울이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어서 “우리들의 믿음은 역사 안에 개입해 들어오시는 하느님과의 대화를 통해 형성되고 성장해 간다. 성경의 모든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간 역사의 현실 속에서 들려온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이 고통 중에 터득한 믿음, 역사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가르치고 살았던 것, 바로 그것이 신학”이라고 명토박았다.

마지막으로 강우일 주교는 “신학은 오늘의 현실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백성이 알아듣도록 전해야 하며, 현실과 유리된 신학은 언어의 현란한 유희일 뿐”이라고 경고하면서, “국제사회의 불의한 구조와 억압으로 인해 신음하는 아시아 대륙의 현실, 이 현실을 건너뛰고는 신학을 논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제주도에서 가장 작은 마을, 강정의 평화를 외치고 있으며, 이 작은 마을의 평화를 지키지 못하면 아시아의 평화도 지킬 수 없다”고 전했다.

인간발전사무국 의장 찰스 보 대주교 “정의 없이 평화 없고, 인권 없이 평화 없다”

   
▲FABC 인간발전사무국 의장 찰스 보 대주교
강우일 주교의 개막강연에 대해 FABC 인간발전사무국 의장 찰스 보 대주교(Most Rev.Charles Bo)와 캄보디아 교구 엔리케 피가레도 주교(Most Rev. Enrique Figaredo)가 ‘아시아 민중의 발전과 평화’라는 주제로 응답했다.

“지금 얼마나 많은 민족들이 기아에 울고,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빈곤을 당하며 얼마나 많은 문맹자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가? 또 사람들은 학교다운 학교, 병원다운 병원, 주택다운 주택들을 얼마나 바라고 있는가? 그런데 공적, 사적인 낭비, 국가나 개인의 허영된 지출, 치열한 군비경쟁이 왠 말인가? 본인은 이 사실을 명백히 지절할 중한 책임을 느낀다. 너무 늦기 전에 책임있는 사람들은 이 경고에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 53항)

먼저 찰스 보 대주교는 “참된 목자는 99마리의 양보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기위해 애쓰며, 결과적으로 100마리의 양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 하느님 나라는 모든 이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가톨릭의 사회적 가르침의 핵심 주제는 인간 존엄을 위해 일하고, 가난한 이와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 구조적 불의에 대한 예언자적 역할, 경제 정의와 인권 보호,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 실천, 아이들과 여성에 대한 보호 등에 있다”고 말했다.

또 포도밭 일꾼의 비유(마태오 20,1~16)를 들면서, "포도밭 주인은 가장 나중에 온 일꾼부터 품삯을 주었다. 그는 아무도 원치 않았던 일꾼이었지만, 그에게도 먹을것과 돈을 가져오기를 기다리는 아내와 자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마지막 사람이 오히려 첫 번째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 그것이 소외된 이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라고 전했다.

이어, “정의 없이 평화 없고, 인권 없이 평화 없다”고 하면서, “어머니로서의 교회는 그의 자녀들의 권력과 명예로부터 자유롭도록 인도해야 하며, 개발과 복지로부터 소외된 자, 토착민, 이주자와 연대하고 정부와 종교지도자들, 사회정치적 지도자들이 우선적 관심을 두도록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리케 피가레토 주교  "우리는 ‘성공’이 아니라 ‘신실’하도록 부름받았다"

   
▲엔리케 피가레토 주교

두 번째 응답 강연을 맡은 엔리케 피가레토 주교는 문화, 경제, 종교, 언어 등의 다양성으로 충돌을 겪고 있는 캄보디아의 현실을 전하면서, “다른 형제, 이웃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부터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가장 작은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에서 지혜를 얻는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예수는 평생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다가 오른 곳이 ‘십자가’였다면서, “십자가의 수평은 인류안에서의 연대를, 수직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뜻한다. 우리는 이 십자가를 본보기로 더 낮은 곳으로 가야 하며, 또 신을 향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는 ‘성공’이 아니라 ‘신실’하도록 부름받았다. 겸손, 긍휼, 지지를 통해 연대를 구축하고 개인 한사람, 한사람을 바라봐야 한다. 평화로운 마음은 평화로운 사람을 만들고, 평화로운 가족, 공동체, 국가, 그리고 결국에는 평화로운 세계를 구현한다“고 하면서, ”전쟁에는 감정이 필요없지만, 평화를 위할때는 감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학에 긍휼을 담은 가슴이 결합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첫날 포럼은 ‘신자유주의와 아시아 교회’, ‘아시아 신학에 대한 서구 신학의 응답’, ‘인도의 달리트 청년과 인도 교회’ 등의 발표 등을 이어갔다.

5일부터는 장충동 성베네딕도 피정의 집에서 진행되며, 종교간 대화, FABC의 삼중대화,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의 나라별 발표, 종합 토론 등이 이어진다. 6일에는 아시아의 여성, 인간 발전과 아시아 교회, 네팔과 미얀마 나라별 발표 등이 진행되며, 7일 최종 선언문 발표와 미사를 끝으로 마칠 예정이다.

   
▲ 아시아실천신학자 포럼 참가자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