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개구지다 본문
1독서
"권력을 떨칠 때엔 나도 쓸모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는데......"
복음말씀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단상
가끔씩 보호본능이(?) 강하게 올라오는 때가 있다.
손등과 팔목에 생채기를 잔뜩 내고서야 이제는 조금은 친해진 이웃살이 야옹이가
베란다 소파 위에서 온 몸을 둥글게 말아 얼굴을 파묻고 바람을 피하는 모습에서나
그 녀석이 사무실 유리문 앞에서 '야옹 야옹'도 아니고 희아한 소리를 내며 애절하게 울 때는
마음 편하게 앉아서 서류를 들여다 볼 수가 없다. 함께 놀아 주거나 뭔가를 먹여야 한다.
동기수사님이 잠이 덜깬 완전 망가진 모습으로 사슴같은 두 눈을 꿈뻑꿈뻑대며 미사엘 나오거나
마흔이라는(그이는 계속 만 서른 아홉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른이 다 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개구진 표정으로 천진난만하게 '땅콩 사줘라' 할 때가 그렇다.
아이들이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하는 모양이 귀엽고 애달아서
따로 더 무엇을 하지 않아도 강한 책임감 같은 것이 올라오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가끔은 나보다 나이도 훨 많은 어른들이나 조금 많은 봉사자를 대할 때도
남녀 구분없이 막 가까운 척을 하며 반말 비슷하게 개구지게 구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낯 모르는 사람이 곁에서 들었다면 '참 싸가지 없네'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오죽하면 동기수사님 중 한 친구는 예수회 선배 신부님들에게
그렇게 막 대하는 나를 보고 퉁명스럽게 충고를 해 올까! 제발 그런 말투 좀 고치라고....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매번 그런 것도 아니다.
그저 별로 관계가(?) 없다 싶으면 깍듯이 예의를 다하지만
둘이 통한다고 느껴질 때는 약해 보이는 것들에 한해서,
아니다.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것들에 한해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임을 알게 된다.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짓궃게 머리를 잔뜩 헝클어 놓는 내 행동을 보면서
야옹이를 공중에 휙 휙 돌리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내 모습에
이웃살이 코세의 두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들었나 놨다 하면서
누군가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헤어짐의 인사를 대신하고 싶은 마음에
'그게 뭘까?' 웃으며 질문하다가
아마도 보호해 주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의 '개구진 표현방식'임을 알게 되고
그냥 '사랑해'도 아니고 꼭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뭔가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꼭 이렇게 말을 툭 툭 던지면서 유치하게 반말 비스무리하게 하면서
사랑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해 본다.
그래 보인다.
"권력을 떨칠 때엔 나도 쓸모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었는데......"
복음말씀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단상
가끔씩 보호본능이(?) 강하게 올라오는 때가 있다.
손등과 팔목에 생채기를 잔뜩 내고서야 이제는 조금은 친해진 이웃살이 야옹이가
베란다 소파 위에서 온 몸을 둥글게 말아 얼굴을 파묻고 바람을 피하는 모습에서나
그 녀석이 사무실 유리문 앞에서 '야옹 야옹'도 아니고 희아한 소리를 내며 애절하게 울 때는
마음 편하게 앉아서 서류를 들여다 볼 수가 없다. 함께 놀아 주거나 뭔가를 먹여야 한다.
동기수사님이 잠이 덜깬 완전 망가진 모습으로 사슴같은 두 눈을 꿈뻑꿈뻑대며 미사엘 나오거나
마흔이라는(그이는 계속 만 서른 아홉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른이 다 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개구진 표정으로 천진난만하게 '땅콩 사줘라' 할 때가 그렇다.
아이들이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하는 모양이 귀엽고 애달아서
따로 더 무엇을 하지 않아도 강한 책임감 같은 것이 올라오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가끔은 나보다 나이도 훨 많은 어른들이나 조금 많은 봉사자를 대할 때도
남녀 구분없이 막 가까운 척을 하며 반말 비슷하게 개구지게 구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낯 모르는 사람이 곁에서 들었다면 '참 싸가지 없네'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오죽하면 동기수사님 중 한 친구는 예수회 선배 신부님들에게
그렇게 막 대하는 나를 보고 퉁명스럽게 충고를 해 올까! 제발 그런 말투 좀 고치라고....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매번 그런 것도 아니다.
그저 별로 관계가(?) 없다 싶으면 깍듯이 예의를 다하지만
둘이 통한다고 느껴질 때는 약해 보이는 것들에 한해서,
아니다.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것들에 한해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감정임을 알게 된다.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짓궃게 머리를 잔뜩 헝클어 놓는 내 행동을 보면서
야옹이를 공중에 휙 휙 돌리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내 모습에
이웃살이 코세의 두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들었나 놨다 하면서
누군가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헤어짐의 인사를 대신하고 싶은 마음에
'그게 뭘까?' 웃으며 질문하다가
아마도 보호해 주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의 '개구진 표현방식'임을 알게 되고
그냥 '사랑해'도 아니고 꼭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뭔가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꼭 이렇게 말을 툭 툭 던지면서 유치하게 반말 비스무리하게 하면서
사랑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해 본다.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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