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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제대로 미쳐야 한다 본문

매일의 양식

제대로 미쳐야 한다

해피제제 2011. 11. 17. 06:33
1독서

"우리가 율법과 규정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소.
우리는 임금의 말을 따르지도 않고 우리의 종교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겠소."


복음말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단상

'사랑도 미쳐야 한다'

원태연의 말처럼 '무엇이 좋고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은 수는 없는 사람'
그냥 그 사람이 좋아 죽겠어야 사랑을 한다.

예수의 소화데레사 성녀는 15살에 수녀원에 들어갔다.
모 신부님은 '그 어린 것이 뭘 알아서 수녀원엘 갔겠냐'며
그녀가 하느님께 꽃이 제대로 꽂힌 '미친녀~ㄴ'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막 수도생활 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셨다.
진짜로 미쳐야 한다. 결혼생활이든 수도생활이든....

미치지 않고 시작한 수도생활은 이런저런 조건들이 충족되면(혹은 채워지지 않으면)
수도원을 떠나간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미쳐 맺어진 인연이 아니라면 이것저것 재다가 제 갈 길로 나선다.
그래 보인다.

아나스타시아는 자신의 수도성소가 '극단'에 치우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던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내 신념을 위해서는 '극단'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일도 낼 수 있다.
그냥 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 삶이 미는대로 가다가는 정신없이 휩쓸리기 십상이다.
'미치지' 않고는 출발점에 설 수 없다.
다시 말한다.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일을 낼수 없다.

중요한 것은 '계속' 미쳐있으면 안 된다.
아니다.
계속 미쳐 있되 내 '미침'이 '나를, 세상을, 하느님을' 이롭게 하는 데로 이끄는지
매일 깨어 살펴야 한다.
그냥 미쳐 살면 그렇고그런 '미친넘, 미친넌'이지....

미치되 '제대로' 미쳐야 한다.
세례를 받고 한 1년쯤 '미친 은총' 속에 살다가
내가 미친 것에 하나 둘 '왜?'라는 의문이 일 때가 있다.
그때는 또 나에게 '미침'을 넘어 당신을 '앎'으로 이끄는 순간이다.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진 두 눈에서 비늘을 떼고 이제는 제대로 알 때이다.
내 신앙의 기원을 알고, 그 역사를 배우고, 그 잘/잘못에 눈을 뜨고,
다른 믿음을 마주하고, 그이들과 대화하고, 그이들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법을 알아 듣고,
나를 가르친 신부님을 넘고, 내 교회의 도그마를 넘어, 심지어 내 성경과 내 예수님을 뛰어 넘어,
내가 마주하는 하느님, 우주, 거룩함, 초월적인 무엇 등 등 넘고 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그 안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
이렇게 돌고 돌아 어느 순간,
이 약하고 약한 것들에 더 마음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미침에도 단계가 있다는 말이다.
나의 약함도 알아 듣고, 내 신앙의 오류도 새기고, 그래서 이 '약함들' 더 사랑해서
이제는 또 다른 경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태로 미쳐야 한다.

내 말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이 뭔 말인지 도대체 알쏭달쏭 하다면
그냥 미친척 넘어가면 된다.

내가 신뢰하는 하느님은 언젠가 또 다르게 그대를 밝혀 주실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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