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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고무줄같은 탄성을 믿어볼 일 본문

매일의 양식

고무줄같은 탄성을 믿어볼 일

해피제제 2010. 11. 14. 08:08
2독서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무질서하게 살지 않았고,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수고와 고생을 하여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우리를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


복음말씀

부모와 형제와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단상

최근 두 친구가 전화를 해 왔다.

친구 수녀님은 돌아가신 아버지 생신에 가족들이 모였다가
동생과 크게 언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수도자로서 자신이 그와 같이 화를 내고 헤어질 때까지 화해도 청하지 않았다는 행동에
스스로 자신을 벌 주고 있었다.

기도모임에서 만난 한 친구는 동생과 또 그렇게 다투었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도대체 책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동생에 대한 걱정이
그이에게는 잔소리로 쏘아져 서로가 분을 삭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냥 복음말씀을 묵상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상처 받게 되는 것은 대부분 가까운 부모, 형제, 친구들'에게서 이다.
그래서 2독서의 '묵묵히 일하여'라는 성구와
복음말씀의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라는 구절이 깊게 다가온다.
그래도 '아픈 것은 아픈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자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묻곤 한다.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것은 어쩌면 '잔소리'가 되기 싶상이다.
나의 지혜라는 것이 그이들에게는 큰 목소리가 아니다.
그래서 다르게 대응한다.

깊게 공감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힘을 청하는 것으로...

그러다보면 그이들은 이미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고무줄 같은 탄성으로
스스로 자기 문제에 질문하고 이야기하면서 그 해답을 찾아 간다.
아니 어쩌면 눈에 띄는 지혜를 발견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것을 함께 나눔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탄성으로서 신기하게도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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