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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함께하는 사람들 본문

매일의 양식

함께하는 사람들

해피제제 2010. 11. 16. 08:53
1독서

보라, 내가 문 앞에서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복음말씀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단상

'in the air'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죠지클루니)은
해고전달대행업자이다. 그것도 아주 잘 나가는....

기업을 대신해서 '해고'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기술적으로 잘 전하여
그이들이 자기가 더 이상 필요없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님을
그래서 기업에 반감을 가지지 않도록
그리고 다음 번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그러나 버려졌다는 체험이 쉽게 치유될리가 없다.

그는 일년의 대부분을 비행기 안에서 '떠 있는 up in the air'사람이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으며 바쁘게 살아간다.

어느날 동생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다.
가족들을 만난지 꽤 시간이 흘렀고
그래서 어찌어찌해서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그런데 동생의 신랑될 사람이 결혼식 당일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결혼을 못하겠다고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이유인 즉슨, 지난 밤부터 생각해 보건데
결혼 생활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이래저래 결혼할 것이고, 자녀들을 키울 것이고,
서로 다름에 신경전에, 다툼까지 벌일 것이고,
자식들은 자라 자기 갈 길을 갈 것이며,
대학등록금에 뒷바라지가 장난이 아닐 것이며.
그렇게 어찌어찌 살다보니 권태기가 찾아들고
그렇게 늙어갈 자신을 생각하니 도저히 결혼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한참을 듣고 있던 주인공이 마음을 담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내가 아직 결혼을 해보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해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난 날들을 돌아보건데
내가 '행복하다'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곁에는 항상 가족들과 친구들 같은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었다'라며
결혼에 대해 잔뜩 겁을 먹은 처남될 이에게 '함께'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오늘 1독서에서를 읽어내려가다보니 전에 보았던 한 점의 성화가 떠올랐다.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고 계시는 예수님 모습이 그것이다.
그런데 그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문고리가 없다.
예수님이 문을 두드리면 누군가가 안쪽에서 문을 열어주어야만 그분이 들어갈 수 있다.
화가가 그것을 의식하고 그림을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더, 떠오른 것은 그 문 가장자리는 녹이 참 많이도 묻어 있었다.
오랫동안 누구에게도 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의 문 처럼 말이다.

복음말씀의 자캐오가 그렇게 신이 나서 기뻐울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의 집을 예수님께서 '함께' 밥을 나누자며 청해 주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따뜻한 추억들 역시 누군가와 '함께'할 때가 더 많다.
내 곁에는 항상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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