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부제품을 받고서 바뀐 것이 있나요?' 본문
전 한국 예수회원이었던 최주영 학사님이 오사카교구 소속으로 부제품을 받았다. 좌충우돌 삶에서 다시금 성직자로서의 부르심에 응답한 최 부제님께 감사와 기도를 더한다.
'부제품을 받고서 바뀐 것이 있나요?'
부제서품을 받은 후 딱히 무엇이 바뀌었는지 질문을 받는다.
시종직을 수행했던 역할(복사)에서 별로 바뀐 것이 없다고 답한다.
아니, 부제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거듭 깨닫게 되었다. 고 한다.
독서대에서 복음을 읽고, 주례 신부님을 대신해서 강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맞다.
그렇지만 제대 위에서 성체성사를 거행할 수 있는 것도,
고해실에서 고해성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면서 동시에 깨닫게 된 것은,
부제는 '처음부터' 사제를 돕는 봉사직으로 불림 받았다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10년을 기다려 받은 부제품에 사제의 역할을 기대했던가 보다.
그래서 복사 보다는 역할이 늘어난 '단지'(?) 옷만 바뀐 시종역할에 심술이라도 낫나 보다.
아니다. 사제품을 받고서도 이런 마음을 간직하라는 가르침인가 보다.
부제든 사제든 하느님을 섬기는 '봉사직'인 것을 잊지 말라는,
성체성사든 고해성사든 제 혼자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제단 위 주례 사제의 등 뒤로 그렇게 물러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부제는 또 그렇게 자신의 역할을 몸에 새기며 매일같이 하느님께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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