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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신발을 벗어라 본문

마음에게 말걸기

신발을 벗어라

해피제제 2015. 9. 4. 11:59

 

 

 

발을 벗어라

 일본에 살고 싶다라고 하니 그런 생각이 드는지 묻습니다.

그래서 나는 왠지 모를 애잔함때문이라며 말끝을 흐리고 맙니다.

이런 애잔함 떠올릴 때면 먼저 신자분들의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일본에, 저희 곁에 남아 있어 주십시오.’라는 간절함이 묻어 나오는 눈빛입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장난치기 좋아하는 주일학교 개구장이들도 그와 같은 눈빛으로,

그 눈빛들에 반한 저는, 한국에 있는 요즘도 자주 일본에서 만났던 아이들과 신자분들이 보고 싶습니다.

 

예수회 일본 관구장 신부님이 언젠가 화곡동 신학원에 오셔서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일본에 오실 때는 무엇인가를 하려고 오시지 마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냥 살려고 오십시오.”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주 아주 가난한 나라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도교 시내 전철이 멈추어 섭니다.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그냥 훌쩍 철로로 뛰어 드는 것입니다.

리고 정확히 40 , 아무 없었다는 듯이 각자의 삶으로 향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어느누구 한 사람 불평하는 이가 없습니다.

아주 당연하듯이 책을 꺼내서 읽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거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습니다.

무표정으로 별 관심도 없고 어서빨리 운행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역에 도착하면 역무원이 표를 하나씩 건네주면, 그것을 회사와 학교에 제출하기만하면 됩니다.

오늘 사고의 지각에 대한 해명자료인 셈입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각이 지각이 아닌 것이 됩니다.

 

오늘 1독서를 보시면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시며 네가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발에서 신을 벗어라라고 하십니다.

일본은 그래서 거룩한 입니다. 하느님이 필요한 곳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저의 신발 벗어야만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거룩한 교회의 신부라는 타이틀, 노인의 지혜와 역할, 저마다 갖고 있는 능력 ,

그런 것들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이룩하려고 한다면 일본에서는 실망을 하고 떠나가게 것입니다.

과거 예수회에서도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오랜 기간에 걸쳐 엄청난 힘을 쏟아부었던 곳입니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0.04%40만이 조금 넘는 신자 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아마도 하느님만이 그 열매의 결과를 말씀하실 수 있을텐데 제가 괜한 오바를 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 일본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같은, 아루페 신부님과 같은 하느님만 기대어 사는

철부지 어린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도, 우리 모두가 각자의 신을 벗고서 하느님만을 바라볼 있기를, 그럴 있기를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