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이노무 성질머리 하고는... 본문
1독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복음말씀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단상
얼마 전 선배 신부님과 '관구 일'을 준비하면서
한바탕 논쟁을 벌인적이 있다.
어찌나 억지 주장을 펴시는지(물론 이것은 주관적인 내 관점이다)
나도 덩달아 얼굴이 굳어지면서 또 못된 버릇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무엇이 건들여졌는지 다른 때라면 충분히 귀 기울이며
조용히 물러나 침잠하고 차후에 대화를 이어나갔을 텐데
신부님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 족 족, 조근조근 따져 묻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럴 때는 '나도 내가 무섭다'
단순히 논쟁의 촉발이 된 것은 '이 사소한 일' 때문이 아니다.
계속해서 일을 준비해 오면서 서로에게 쌓이고 쌓인 불만들이
논쟁거리도 되지 않을 이것으로(차마 챙피해서 말을 못하겠다) 불이 붙은 것이다.
아마도 평소 '우리는 한 형제야'를 외치면서
당신은 권위적이지도, 소통에 불통이지도, 또 꽤 합리적이라던 모습에서
배우신 분 답게 'authority가 나에게 있다'며 '권위'를 들고 나오시는 모습에
순간 열이 '화악'하고 뻗친 탓에 '쌈닭'기질이 여지없이 발휘된 것이다.
'배신감'에 '실망'이 더해져 속으로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라고 또 절망했는지 모른다. ^^
여튼 고분고분하게 당신의 말을 따라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말씀하시는 의도를 보니 다분히 그래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가 나에게 책임이 있으니 수사님은 따라야 한다'라는 말이 그렇다.
내가 고민했던 것은
'좋다. 당연히 책임자에게 모든 권한이 맡겨져 있다. 그래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은 그분의 책임과 권한을 신뢰하고 따라야 한다.'
아무리 못나 보이고, 어리숙한 책임자일지라도 내가 신뢰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도 갈등하는 우리를 보며 예수회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다른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예수회에서 양성을 받은 이는
그 책임자의 약함에도 불구하고 장상을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약함을 알고 그렇지만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믿고
그 책임자의 약함에 함께하는 회원들의 힘을 더해 주어
하느님의 '더 좋은' magis를 향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또 실망한 이유는 이런 각오와 신뢰에 '찬물'이 끼얹어 졌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준비 과정에서 책임자의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결여되면서,
그래서 말이, 행동이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게 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게다가 '내 책임이 없다'라며 그 실수와 차질들을 계속해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린다면,
'대략난감' 이를 어쩌란 말인가! 어떻게 그이를 신뢰하며 함께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렸을 적 아무런 결정할 힘이 없을 때
부모님들의 상황에 따라 할머니댁에 맡겨져 키워졌을 때처럼
그 뒤 내 의사표현없이 이루어지는 외부적인 결정들 앞에서
'강압'이며 '부당한 폭력'으로 받아들이며 그래서 무섭게 피어오르는 '분노'에
상담과 기도가 더해져 이제는 어느정도 실타래를 풀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같은 상황이 닥치면 여지없이 '쌈닭'이 되어 버린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다.
나를 자극하려면 다른 사람도 이 방법을 쓰면 백발백중일 것이다. ^^
아무튼 이런 나를 알고 있다면 속지 말아야 할텐데
악신의 힘은 교묘한 것이, 이렇게 알면서도 또 속아 넘어 간다.
(이건 내 책임이 아니다. 악신의 힘 때문이다??? --')
한바탕 논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 여전히 살얼음판이지만
신부님도 내가 '만만한 허당 ㅋㅋㅋ'이 아님을 깨달으셨는지
(내가 좀 과하게 따져 묻고 감정 표현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만가만 대하시는 게 조심하는 태가 난다.
이노무 성질 좀 죽이며 살아야 할텐데, 날로 걱정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이렇게 성깔을 드러내니 동기 수사님들은 '형욱이 안 죽었어'한다.
그게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모르겠지만
과히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이 '해야될 말은 하고 산다'라고 이해받고 있나 싶다.
여전히 고민스러운 것은
이렇게 내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이 일관성이 없을 때,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야'라는
책임자의 '권위'(혹은 '오기') 앞에서 나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이다.
내가 수도회에서 배우고 이해하기로는
이럴 때 조차도 그분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숙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신세타령 해가며 하느님과 벗들의 지혜를 구한다.
이 불쌍한 영혼에게 도움의 손길을....^^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복음말씀
"내가 이미 말하였는데도 너희는 믿지 않는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는 일들이 나를 증언한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단상
얼마 전 선배 신부님과 '관구 일'을 준비하면서
한바탕 논쟁을 벌인적이 있다.
어찌나 억지 주장을 펴시는지(물론 이것은 주관적인 내 관점이다)
나도 덩달아 얼굴이 굳어지면서 또 못된 버릇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무엇이 건들여졌는지 다른 때라면 충분히 귀 기울이며
조용히 물러나 침잠하고 차후에 대화를 이어나갔을 텐데
신부님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 족 족, 조근조근 따져 묻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럴 때는 '나도 내가 무섭다'
단순히 논쟁의 촉발이 된 것은 '이 사소한 일' 때문이 아니다.
계속해서 일을 준비해 오면서 서로에게 쌓이고 쌓인 불만들이
논쟁거리도 되지 않을 이것으로(차마 챙피해서 말을 못하겠다) 불이 붙은 것이다.
아마도 평소 '우리는 한 형제야'를 외치면서
당신은 권위적이지도, 소통에 불통이지도, 또 꽤 합리적이라던 모습에서
배우신 분 답게 'authority가 나에게 있다'며 '권위'를 들고 나오시는 모습에
순간 열이 '화악'하고 뻗친 탓에 '쌈닭'기질이 여지없이 발휘된 것이다.
'배신감'에 '실망'이 더해져 속으로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라고 또 절망했는지 모른다. ^^
여튼 고분고분하게 당신의 말을 따라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말씀하시는 의도를 보니 다분히 그래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가 나에게 책임이 있으니 수사님은 따라야 한다'라는 말이 그렇다.
내가 고민했던 것은
'좋다. 당연히 책임자에게 모든 권한이 맡겨져 있다. 그래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은 그분의 책임과 권한을 신뢰하고 따라야 한다.'
아무리 못나 보이고, 어리숙한 책임자일지라도 내가 신뢰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도 갈등하는 우리를 보며 예수회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다른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하튼 예수회에서 양성을 받은 이는
그 책임자의 약함에도 불구하고 장상을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약함을 알고 그렇지만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믿고
그 책임자의 약함에 함께하는 회원들의 힘을 더해 주어
하느님의 '더 좋은' magis를 향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또 실망한 이유는 이런 각오와 신뢰에 '찬물'이 끼얹어 졌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준비 과정에서 책임자의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결여되면서,
그래서 말이, 행동이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게 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게다가 '내 책임이 없다'라며 그 실수와 차질들을 계속해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린다면,
'대략난감' 이를 어쩌란 말인가! 어떻게 그이를 신뢰하며 함께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렸을 적 아무런 결정할 힘이 없을 때
부모님들의 상황에 따라 할머니댁에 맡겨져 키워졌을 때처럼
그 뒤 내 의사표현없이 이루어지는 외부적인 결정들 앞에서
'강압'이며 '부당한 폭력'으로 받아들이며 그래서 무섭게 피어오르는 '분노'에
상담과 기도가 더해져 이제는 어느정도 실타래를 풀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같은 상황이 닥치면 여지없이 '쌈닭'이 되어 버린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다.
나를 자극하려면 다른 사람도 이 방법을 쓰면 백발백중일 것이다. ^^
아무튼 이런 나를 알고 있다면 속지 말아야 할텐데
악신의 힘은 교묘한 것이, 이렇게 알면서도 또 속아 넘어 간다.
(이건 내 책임이 아니다. 악신의 힘 때문이다??? --')
한바탕 논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 여전히 살얼음판이지만
신부님도 내가 '만만한 허당 ㅋㅋㅋ'이 아님을 깨달으셨는지
(내가 좀 과하게 따져 묻고 감정 표현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만가만 대하시는 게 조심하는 태가 난다.
이노무 성질 좀 죽이며 살아야 할텐데, 날로 걱정이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이렇게 성깔을 드러내니 동기 수사님들은 '형욱이 안 죽었어'한다.
그게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모르겠지만
과히 기분 나쁘지 않은 것이 '해야될 말은 하고 산다'라고 이해받고 있나 싶다.
여전히 고민스러운 것은
이렇게 내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이 일관성이 없을 때,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야'라는
책임자의 '권위'(혹은 '오기') 앞에서 나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이다.
내가 수도회에서 배우고 이해하기로는
이럴 때 조차도 그분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숙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신세타령 해가며 하느님과 벗들의 지혜를 구한다.
이 불쌍한 영혼에게 도움의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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