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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일상다반사 본문

매일의 양식

일상다반사

해피제제 2011. 9. 10. 07:51
1독서

사랑하는 그대여,
이 말은 확실하여 그대로 받아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그런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복음말씀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을 실행하지 않느냐?


단상

신학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바우네를 방문했다.
같이 점심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커피를 마신다.

이웃살이 봉사자 부부 두쌍이 바우네를 찾는다.
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스무디를 마신다.
(스무디는 올 여름 내 자랑거리다.
얼린 바나나, 블루베리, 플래인 요거트 그리고 쥬스를 갈아 섞은...)

늦은 밤 공부방에서 일하는 수사님이 바우네를 찾는다.
늦게까지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한 잔 술을 마신다.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수도자로 산다는 것 별반 다름 없다.
배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잠자고, 벗이 오면 이야기를 나눈다.


관구본부에서 수사모임이 있는 날이다.
매월 둘째 토요일 실습하는 수사님들의 모임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도 강의를 듣고, 밥을 먹고, 나눔을 하고, 술 한 잔을 나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좌충우돌 나아가는 벗들의 모임이라
서로의 기쁨에서 힘을 얻어 누리고, 코 끝이 찡해져 따뜻한 시선이 된다.
힘들어 하는 벗은 자신의 힘듦을 고백하며 함께 하는 도반들의 기도를 청한다.
사랑에 빠진 벗은 그 사랑의 설레임과 아픔, 그 사이의 선택을 두고 도움을 구한다.
꿈을 이야기 하는 벗은 그 꿈을 이야기하며, 희망을 찾는 이는 희망을 말한다.
투덜투덜 공개된 뒷담화(?)도 있고, 꿈틀꿈틀 힘 자랑도 있다.
말 하는 이가 있고, 듣는 이도 있으며,
어느 새 바쁜 일로 사라지는 벗도 있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벗들도 있다.

이전의 나무가 어찌 되었든
'나쁜 열매'를 맺어서 그 자신의 비참함을 알고나서는
지금은 모두 '좋은 나무' 되기를 힘쓴다.
그런데 사람이 먹고, 자고, 이야기를 나누며 사는 것이 한결 같어서
한 나무에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나오기가 일상 다반사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열매 탓을 할 사람은 내 자신뿐이다.
좋은 열매든 나쁜 열매든 하느님이 그것을 탓할까
좋은 열매를 가를 기준은 내 안에 깃들어 있는 하느님의 목소리다.
좌충우돌 넘어지고 일어서면서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멈추지 않는다.
매일의 일상에서 수도자로 산다는 것은 그래 보인다.

모든 나무에서 '좋은 열매'를 발견해 내는 것,
그 열매를 잘 볼 수 있도록 자비를 청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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