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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큰 아들과 작은 아들 본문

마음에게 말걸기

큰 아들과 작은 아들

해피제제 2015. 3. 26. 11:37

이냐시오 성당의 돌 무덤 같은 하비에르 경당에서 피정을 마친 후 파견미사를 하다

 

도쿄에 계신 한국인 신자분들을 대상으로 일일 사순 피정을 했다.

피정을 동반해 주신 박종구 신부님께서는 '귀향'이라는 주제로 '영적 고향'을 말씀하시며 '탕자의 비유'를 알기 쉽게 풀이해 주셨다.

 

우리들 마음 속에는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이 살고 있다. 아버지 곁에서 늘 머물러 있지만 때로는 그 무게에 힘들어 하는 모습, 마음 속에 하나 둘 쌓아 두고 그것이 병이 된다는 것을 모른채 착한 아들 역할을 만끽하며 속병을 앓고 있다는 것. 이 땅의 큰 아들이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 수 있기를....관습과 전통과 제도에 맞추어 살지 않고 제 본디 모습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그래서 아버지의 집에서 기쁨도 슬픔도 약함도 힘겨움도 자연스레 토로하며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닌 자유로운 삶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작은 아들의 모습은 정리되지 못한 욕망들이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은 곳에서는 일탈을 꿈꾸게 만드는 우리의 왜곡된 감정들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인격이 요구되지만 그것이 조화롭게 펼쳐지지 못하고 나를 옭아 매는 틀로서 숨이 막히게 되면서 정 반대의 일탈을 감행하게 된다. 아버지의 눈이 닿지 않은 곳으로,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유산으로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지만 결국은 돈으로 사람을, 사랑과 우정을 살 수 없다는 것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우리들 안에서는 큰 아들의 잘 정돈된 모습과 작은 아들의 막 살고픈 두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이 둘이 사이 좋은 형제가 되도록 갈고닦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두 형제가 어떤 모습이든 아버지의 자비 안에서 보다 잘 조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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