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한 길 곧게 가라신다 본문
1독서
형제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복음말씀
그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단상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에 '복' 어머니와 점심 식사를 했다.
지난 5월 청년토크 모임이 있기전 식사를 했으니 넉 달 만에 함께 하는 자리다.
매번 맑은 '복지리'로 식사로 하는 터에 동기 수사님은 아예 '복 자매님'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강대 6회 국문과 졸업생이시고 평생을 서강대 근처 신수동에 살아오신 터에
늘 미사도 서강대 성당으로 나가신다. 본당이 신수동이지만 서강대 성당이 거리적으로
또 심적으로도 더 가깝다며 70 가까운 세월 동안 일편단심 서강대 행이시다.
같이 식사를 하고 차를 한 잔 마시는 시간은 대게 청토모임이 있는 토요일,
집안일도 다 맡겨두고 나오신다. 오늘은 부군이신 교수님이 직접 스파게티를 해 주신다는데
'김형욱 수사랑 식사하러 간다'며 딸들이랑 맛나게 드시라며 뿌리치고 나왔단다.
대학에서 연극을 가르치고 또 연출을 하시는 교수님은 그럴 때마다 쿨하게 나오신단다.
초대로 연극이며 뮤지컬을 꽁짜로 구경하면서 그렇게 친해진 터에 시샘도 하지 않으신다.
주로 대화를 이끄시는 분은 데레사 어머니시다.
서강대 성당 미사에 참례하며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며, 강론하시는 신부님들에 대한 이야기,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과 그 작가에 대한 이야기
3남 5녀 당신 집안에 대한 슬프고, 기뻤던 이야기,
교수님에 암수술 이후의 경과와 그 후에도 여전히 연극에 빠져사는 이야기 등 등
나는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내내 듣는 입장에 서 있다.
참으로 말씀을 재미나게 하신다.
오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40년 지기 외국 신부님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그러면서 결혼식장에 참석해서 그분의 더 수척해진 모습에
신부 되는 사람의 요구에 모든 것을 다 해 주시려는 그 마음에 무척 속이 상하셨다는 이야기다.
오랜 암 투병으로 요양생활을 하시던 친구 신부님이셨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를 드렸는데도 쉽사리 연락이 되지 않더란다.
해서 이곳저곳 알아보고 전화 통화가 되었는데 그분에게서 수도복을 벗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수화기만 들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그동안 40년 세월을 예수님을 따르는 수도 삶을 살았으니
이제는 '다른 삶'도 살아 보시고 싶으시다며 환속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이때쯤인가 내게도 전화를 했었는데 전화가 닿지 않아서 안절부절 못하셨단다.
지난 겨울 인도네시아 수사모임에 가 있던 보름 동안 전화를 주셨나 보다.
그리고 돌아오기가 무섭게 식사를 함께 했던 자리에서 말문을 여신다.
"수사님, 한 쪽을 선택했으면 한쪽은 포기하는 게 맞다 싶어,
젊었을 때는 적당히 성과 속을 오가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보니 그렇지도 않네, 한 쪽을 선택했으면 다른 쪽을 돌아보지 않는 게 맞아"
2005년수도회 입회를 앞두고 서강대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드리면서
식사를 함께 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당신 목에 걸린 목도리를 풀어 내 목에 걸어주시던 모습이 그랬다.
지금처럼 걱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건강하게 열심히 사세요'라는 물기 가득한 말투가 그랬고
함께 하는 오늘의 자리에서도 안쓰러운 눈빛이 그때나 오늘이나 한결같다.
40년 친구의 수도 삶을 지켜보면서 또 그분의 환속에 마음 아파하면서
이제 막 수도자로 살아가는 아들 같은 이의 앞길이 별반 다르지 않기에
걱정스런 마음에 '한 길을 택했다면 그 길 곧게 가라' 하신다.
형제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복음말씀
그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단상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에 '복' 어머니와 점심 식사를 했다.
지난 5월 청년토크 모임이 있기전 식사를 했으니 넉 달 만에 함께 하는 자리다.
매번 맑은 '복지리'로 식사로 하는 터에 동기 수사님은 아예 '복 자매님'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강대 6회 국문과 졸업생이시고 평생을 서강대 근처 신수동에 살아오신 터에
늘 미사도 서강대 성당으로 나가신다. 본당이 신수동이지만 서강대 성당이 거리적으로
또 심적으로도 더 가깝다며 70 가까운 세월 동안 일편단심 서강대 행이시다.
같이 식사를 하고 차를 한 잔 마시는 시간은 대게 청토모임이 있는 토요일,
집안일도 다 맡겨두고 나오신다. 오늘은 부군이신 교수님이 직접 스파게티를 해 주신다는데
'김형욱 수사랑 식사하러 간다'며 딸들이랑 맛나게 드시라며 뿌리치고 나왔단다.
대학에서 연극을 가르치고 또 연출을 하시는 교수님은 그럴 때마다 쿨하게 나오신단다.
초대로 연극이며 뮤지컬을 꽁짜로 구경하면서 그렇게 친해진 터에 시샘도 하지 않으신다.
주로 대화를 이끄시는 분은 데레사 어머니시다.
서강대 성당 미사에 참례하며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며, 강론하시는 신부님들에 대한 이야기,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감명 깊게 읽었던 부분과 그 작가에 대한 이야기
3남 5녀 당신 집안에 대한 슬프고, 기뻤던 이야기,
교수님에 암수술 이후의 경과와 그 후에도 여전히 연극에 빠져사는 이야기 등 등
나는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내내 듣는 입장에 서 있다.
참으로 말씀을 재미나게 하신다.
오늘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40년 지기 외국 신부님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그러면서 결혼식장에 참석해서 그분의 더 수척해진 모습에
신부 되는 사람의 요구에 모든 것을 다 해 주시려는 그 마음에 무척 속이 상하셨다는 이야기다.
오랜 암 투병으로 요양생활을 하시던 친구 신부님이셨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를 드렸는데도 쉽사리 연락이 되지 않더란다.
해서 이곳저곳 알아보고 전화 통화가 되었는데 그분에게서 수도복을 벗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수화기만 들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그동안 40년 세월을 예수님을 따르는 수도 삶을 살았으니
이제는 '다른 삶'도 살아 보시고 싶으시다며 환속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이때쯤인가 내게도 전화를 했었는데 전화가 닿지 않아서 안절부절 못하셨단다.
지난 겨울 인도네시아 수사모임에 가 있던 보름 동안 전화를 주셨나 보다.
그리고 돌아오기가 무섭게 식사를 함께 했던 자리에서 말문을 여신다.
"수사님, 한 쪽을 선택했으면 한쪽은 포기하는 게 맞다 싶어,
젊었을 때는 적당히 성과 속을 오가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보니 그렇지도 않네, 한 쪽을 선택했으면 다른 쪽을 돌아보지 않는 게 맞아"
2005년수도회 입회를 앞두고 서강대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드리면서
식사를 함께 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당신 목에 걸린 목도리를 풀어 내 목에 걸어주시던 모습이 그랬다.
지금처럼 걱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건강하게 열심히 사세요'라는 물기 가득한 말투가 그랬고
함께 하는 오늘의 자리에서도 안쓰러운 눈빛이 그때나 오늘이나 한결같다.
40년 친구의 수도 삶을 지켜보면서 또 그분의 환속에 마음 아파하면서
이제 막 수도자로 살아가는 아들 같은 이의 앞길이 별반 다르지 않기에
걱정스런 마음에 '한 길을 택했다면 그 길 곧게 가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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