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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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엿새, 다시 Santiago.
걷지 않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로 향했다.
주일이라 버스가 몇 대 없다는 말에 아침부터 서둘렀다.
버스정류장으로 향하기 전에 마지막 지팡이와 헤어지는 의식을 치렀다.
카미노 사흘째부터 함께 해준 세번째 만에 선택한 그 좋은 벗에게 감사를 전한다.
멋드러진 지팡이는 아니지만
많은 길을 함께 하면서 손때 묻고 땀때 묻은 역사를 함께 동반해 준 지팡이이기에 더 마음이 애틋했나 보다.
프란치스코회 성당에서 12시 순례자 미사를 공동집전했다.
용기를 내서 제의실로 향했는데
열 명이 넘는 세계 곳곳에서 순례 온 사제들이 나 처럼 공동 주례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멋드러지고 웅장한 산티아고 대성당은 아니지만
마지막 미사를 통해 나름대로 까미노 순례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를 드린다.
미사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많이도 그 해물 레스토랑 거리를 지나쳤다.
꼭 해물이 먹고 싶었기에 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들어갔다.
커다란 구운 새우를 시켜서 맥주와 함께 맛 나게 먹었다. 아 좋아라! 감탄이 절로 나왔다.
다시 마지막 알베르게를 향해서 걸었다.
내일 바로셀로나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 버스 정류장 근처 알베르게를 찾아야 했다.
2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에 있었다.
지도와 달리 눈 짐작으로 갔다가 한 참을 더 걸었던 기분이다.
오랜만의 별식이라 속이 조금 불편했다.
몇 번이나 발걸음을 멈추고 화장실을 찾았지만 눈에 띄지 않아 계속 기도하는 마음으로 알베르게를 향했다.
알베르게는 단 하나의 침대가 남았다.
그것도 국가에서 위탁 받은 사립이라 이제까지의 가격이 아닌 10유로를 받았다.
그래도 시설은 깨끗했다
중국식 파스타 볶음과 초밥을 먹는데 누군가 곤니찌와 라고 인사를 건넨다.
중고등학생 캠프 순례단인가 보다.
그이들도 저녁식사를 하러 왔기에 신기해 하는 그들과 잠깐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떴다.
한국여자사람 둘이 포르투 길로 순례를 왔단다.
대학교 3학년생들로 4학년 취업을 앞두고 생각도 할 겸해서 순례를 왔다고 한다.
그이들과의 짧은 나눔이었지만 요즘 청년들의 고민을 다시 한 번 귀 담아 들을 수 있었다.
그이들의 앞날에 그 분의 축복을 더해 본다.
낮에 얀을 다시 한 번 산티아고 광장에서 만나서 함께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한국인 부부 베로니카와 프란치스코 형제님을 초밥집에서 만났다.
간단히 좋은 여행 되기를 빌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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