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Camino Primitivo 14: Oveiroa > Muxía 본문
열나흘째, Muxia를 향함
이 새벽 알리샤의 험한 반응에 (심하게 코골이를 하는 독일인 여자 분에 대한,
시아버지를 모시고 남편과 함께 순례 온) 기가 살짝 질렸다.
그녀를 위해 기도해 본다.
예쁜 폴로니아 30대후반 혹은 40대 초반의 여자 분이
고단한 다른 순례자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조금 마음이 그랬다.
멋드러진 모자와 세련된 옷차림, 지적인 이미지의 순례자라서 더 호감을 두었나 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보기엔 좋으나 함께 하기엔 조금 부담스런….
반갑게 웃어 주는 순례자에 덩달아 나도 웃음이 커진다 (어느 순례자 쉼터에서 두 명의 여자사람들)
처음으로 바닷가에서의 선탠을 즐겼다.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바다다.
그러나 물은 굉장히 차가왔다.
내가 스스로 어서 빨리 저 바다에 몸을 담그고 싶다 라는 생각은
거의 처음이라 내가 다 신기할 지경이었다.
아마도 오랜 산길을 걸으며 물에 한 번 풍덩하고 들어가보고 싶은 기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저녁미사가 7시라고 들었으나 사제가 다른 일정이 생겨서 8시 30분에 미사를 드렸다.
내가 라도 미사를 집전하고 싶었다.
수봉(일란데스)과 얀(폴란드)과 함께 한 식탁에 앉아서 석양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었다.
예쁜 젊은이들이다.
한국남자사람을 만나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프랑스길을 걸었다니 엄청 걸었으리라.
근데도 서먹한 모습이 조금은 처음 내 모습을 보는 것도 같았다.
파견회사에서의 일을 그만두고 무작정 떠나 걷고 싶었단다.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을 때가 있을까.
그 청년의 앞날에 축복을 빈다.
친절한 정보센터의 여자사람 안내인 덕분에 무씨아에 대한 인상이 급 호감으로 상승했다.
메뉴데디아를 주문했고 샐러드와 생선구이를 먹었다.
간만에 만족한 점심이다.
무씨아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을이, 해변이, 저녁놀이, 바다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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