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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내가 예수다!” 본문

매일의 양식

“내가 예수다!”

해피제제 2019. 12. 14. 15:37

니시자카 26 순교자 중 한 분을 기념해 지은 성 필립보 기념성당에서의 아침 미사 전경

 

내가 예수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 마태 17,12

 

 

미사 강론 중에 내가 예수요라고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새벽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저 신부가 아침부터 뭔 소리를 하나?’라는 표정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내가 예수입니다라고 급 고백을 해 보았다.

그러자 옆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 신부님께서

사비오 신부가 지금 뭔 말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신다.

 

그렇다. 아무리 내 쪽에서 내가 예수요라고 외쳐도

신자분들은 이게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린가할 것이다.

할아버지 신부님 역시 내가 평소에 워낙 엉뚱한 질문을 해대니

이번엔 또 무슨 심사인가?’ 했을 터이다.

내가 아무리 예수라고 고백을 해 보아도 누구 한 사람 그것을 믿어 주는 사람이 없다.

 

저 신부가 아침부터 뭘 잘못 먹었나?

아직 잠이 덜 깼나?

오늘은 또 무슨 심사인가?

라는 표정이다.

 

 

그렇다. 세례자 요한은 단 한 번도 자신을 엘리야라고 소개한 적이 없다.

예언자인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말과 행동을 지켜 본 사람들은 그를 엘리야’, ‘예언자로 여겼다.

 

마찬가지로 예수님 역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커밍아웃 한 적이 없다.

백 번 양보해서 오늘의 복음 처럼 사람의 아들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과 군중들은

그분이 전한 하느님 말씀과 가르침 또 그 말씀대로 행하는 행동들을 보고

그분을 향해 그리스도’, ‘메시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예언자’,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은 고백자들의 입을 통해서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

예언자와 그리스도의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거룩함, 지혜로움, 통찰력, 청량감 등 등

전하는 이의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권위에 의해서 그렇게 고백 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내가 예수요라고 이쪽에서 백날 떠들어도 다른 이들은 코웃음을 칠 뿐이다.  

신앙고백이란 그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