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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과부의 헌금 본문

매일의 양식

과부의 헌금

해피제제 2011. 11. 4. 06:37
1독서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복음말씀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단상

태국 방콕이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비로 짜우프라야 강의 물이 범람하면서 자연재해 앞에 속수 무책이다.
더구나 방콕이라는 도시가 태국에서도 남부 하류에 위치해 있어서
북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네 곳 큰 강의 물줄기가 짜우프라야 강으로 모이게 되니
그 피해는 상상도 못할 정도다.

이웃살이를 찾는 태국 이주노동자들의 자국 홍수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태국인들이 한국에서 조그맣게 운영하는 마트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당연히 이웃살이도 그 모금에 참여하기로 하고 태국 통역 봉사자와 함께 마트를 방문했다.

처음에는 주한 태국대사관에 따로 모금을 하고 있는지 이웃살이가 참여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가
'여기서는 모금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뜨악한 반응을 접했다.
자국 이주노동자들이 마트를 중심으로 몸을 혹사하며 벌어들인 피땀 어린 돈으로 
한푼두푼 모금하고 있는데 더 사정이 나아 보이는 그래서 조금만 홍보를 하고 도움을 청하면
더 많은 도움을 모을 수 있는 대사관에서는 별 다른 움직임도 없고 오히려 '귀찮은 일' 쯤으로
문의를 한 쪽은 오히려 더 무안스러워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래서 대사관쪽으로는 포기하고 평소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받는 태국 마트 주인을 찾아갔다.
마침 주인은 가게를 비운터에 종원원이 우리를 맞았고 찾아온 용건을 이야기 했더니
당장 주인에게 전화를 넣는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바로 오시겠다고 했다며 20분만 기다려 달란다.

허겁지겁 나타난 사람 좋아 보이는 마트 주인은 태국에서 이런 미담(?)은 꼭 방영을 한다면서
우리가 전달하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야 한단다. 허걱!하는 느낌에 손사래를 쳐보지만 막무가네
이렇게 타국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기도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자국민들에게 힘이 된다며
기어이 팔자에도 없는 사진촬영을 하게 하고 국영방송 채널1에 소식을 넘기겠단다.

태국말 통역 봉사자는 마트 주인과 나 사이에서 통역을 하며 그 사정을 알게 되면서
'이웃살이가 그렇게 여유가 있어요' 하고 묻는다.
아마도 전해지는 금액에 또 한번 놀란 표정이다.

이미 이웃살이를 나서기 전 택시 운전을 하며 태국 이주노동자들을 돕고 있는
이웃살이의 숨은 일꾼, 프란치스코 형제님이 모금을 하러 마트에 간다는 이야기에
그 자리에서 오늘 택시 운전하며 하루 벌어들인 금액을(실은 더 많게) 선뜻 이름도 없이
그이들 모금에 더해 달라는 모습을 보고서는 통역 봉사자는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그이의 질문에 '아니요. 이것은 "과부의 헌금"이죠.' 한다.
여유가 있고 사정이 좋아서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게 아니라
많은 것 가지고 있지 않고 부족한 가운데에서도 그날 하루벌이를 기쁘게 내놓을 수 있는 마음,
아마도 프란치스코 형제님과 이웃살이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번도 부족하다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또 알아서 채워주지 않으신 적이 없으니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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