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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본문

매일의 양식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해피제제 2011. 11. 2. 06:17
1독서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2독서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복음말씀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단상

'신앙은 지성의 동의가 아닌 의지의 행위.'

유명한 신학적 표현이다.

아무리 밝히고 밝혀도 밝힐 수 없는 지성의 한계로 하느님을 완전히 안다 할 수 없으니,
그러나 이 치열한 앎의 과정을 통해 신앙인들은 비로소 자신의 한계를 고백하고
영원 앞에 겸손히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의지를 일으켜 신앙한다.

혹여 온갖 지성을 동원하여 하느님을 한 조각 알아 듣었다 한들,
간혹 한껏 들어 올려져 대단해(?) 보이는 깨달음을 얻었다 한들,
21세기의 합리적, 과학적 잣대가 소용 없는 영역이 있다보니
하느님을 이야기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뜬 구름 같은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이들 역시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말씀대로 살아가는 신앙인들을 곁에서 만나게 될 때
'아, 하느님이 존재하는구나' 간접적인 신앙 고백을 해 온다.


느닷없이 '삼위일체론'이 밥상 위에 올려져서 논쟁이 벌어졌다.
'삼위일체' 이 어려운 신학적 명제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겠고
이 주제가 도그마로 정해졌던 배경이 그리스 연극에서
한 주인공이 가면 persona 몇 개를 동시에 바꾸어 가며 자신의 1인 다역을 소화했듯이
그러한 설명을 차용한 그리스도교 교부들은 persona 위격 개념을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해서 삼 위(격)가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신학 도그마를 도출했으니
이 치열한 도그마를 도출하기 위해서 공의회의 주교들은 갑론을박 
자신들의 주장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고
다시 반대파들은 귀양을 가거나 파문까지 당했음을 교회 역사가 보여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으로서 한계를 지닌 주교들이 비록 삼위에 대해서 치열하게 논쟁했지만
결국 그 결과물은 인간 지성의 발휘의 한계 안에서 이고(당연히 교회의 권위가 발휘 된)
그래서 '믿을교리'로 지금껏 교회 안에서 힘을 행세하고 있으나
언제든, 누구라도 지성을 가진 신자들은
이렇게 잘 정립된, 그러나 어려워 보이는 도그마들에 앞에서
'왜?'라는 물음을 가지고 각자가 탐험을 떠날 때가 있겠고
그래서 개중에는 결국 자신들만의 삼위일체,
혹은 다른 삼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나의 주장이다.


눈이 똥그래진 동기수사님은 나의 고백에 당장 '이단자'라고 손가락질(?)하고
함께 사는 신부님도 절대 다른 곳에서는 그런 말 하지 말라는 투다.

내가 늘 그렇듯 이런 마음이 올라올 때는 한 발 물러서는 시선으로
교회를 넘어서고, 성경과 예수님도 비판해 보고, 심지어 종교가 없이 행동해 보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이 삶과 영원에 대해서 탐구하다보면 어느덧 그 부재의 시간에
하느님과 영원 그리고 하느님을 담아 둔 교회와 성경과 내가 몸담은 종교를
더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내가 몸 담은 교회와 수도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믿는' 하느님 이라면 이런 일탈도 너그러이 대해 주실 것이다.
그러 의미에서 '믿는 다는 것', '신앙 한다는 것'은 한갖된 지성의 동의가 아닌
내가 가진 '의지'를 발휘해서 어쩔 수 없는 것 앞에서 항복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치열하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함은 신앙인들의 의무다.

머 이것도 한갖된 체험 한계 안에서의 내 말일뿐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또 다르게 밝혀 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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