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단 한 줄의 답장일지라도... 본문
1독서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음말씀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단상
수도회에 두 개의 축구팀이 있다.
'이 나이에 축구하랴(이나축)'와 '이 나이에 공부하랴(이나공)'가 그것이다.
'이나축'은 리전트(실습수사)들과 신부님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나공'은 신학원에서 연학 중인 수사님들이다.
이 외에 스타니슬라오 수련원, 수련수사님들로 구성된 팀이 있지만
일 년에 두 번 부활과 성탄절에만 서울로 상경을 하여 축구를 하는 터에
한 달에 한 번 '이나공'과 '이나축'의 정기적인 운동에서는 제외된다.
'이나축'의 매니져인 오 신부님 어머님께서 병환이 깊으셔서 그 곁을 지키셔야 했던 터에
대신 이번 성탄절 빅매치는 내가 축구 진행을 맡았다.
뭐, 모든 사전 작업은(운동장 빌리기, 회원들에게 연락, 축구물품 준비 등) 마당쇠 신부님이 다 하셨고
김포에 있던 나는 당일날 좀 일찍 나가서 준비된 것들을 가동만 시키면 되는 정도다.
기껏 준비한 것이라고는 '호루라기' 정도!
어찌 되었든 당일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4명의 회원들이 참석했고
그 추위속에서도 땀을 흘리고, 응원을 하고, 음식을 나누면서 형제애를 맘껏 발휘했다.
'이나공'의 신학원 수사님들이 대거 술병이 나서(전날 크리스마스이브 파티가 과했는지...)
축구를 좋아하는 세 명의 수사님들이 간신히 참석한 터에 체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이나축' 신부님들께 한 축을 담당하는 '이나공' 멤버들이 겨우 세명 참석했냐며 핀잔을 듣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매치는 수련원 vs 신학원의 구도였기에 수련수사님들이 원정을 온 터에
세 명의 '이나공' 수사님들과 나머지 '이나축'의 기타 잡다하게 '연합팀'을 구성하여
즐거운 성탄절 축구 시합을 할 수 있었다.
축구 시합이 끝나고 기념 촬영을 해서 간단히 리포트를 한 후에
축구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애쓰시는 마당쇠 신부님께 오늘의 행사 스케치를 전해드렸다.
그런데 어머님 댁의 컴퓨터 사정이 좋지 않다며 사진을 첨부한 전체 메일 발송이 불가능 하기에
나보고 대신 회원들에게 리포트 발송까지 오늘의 행사에 대한 책임을 다해 달라신다.
머,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근데 100명이 넘는 메일이라 한 번에 발송되지 않더라)
두 번에 걸쳐 전체 예수회원들에게 축구장에서의 사진과 음식점에서의 건배 사진을 첨부하고
행사 스케치를 간단히 전해 드렸다.
문제(?)는 그 후 부터였다.
전체 메일이라 해서 이메일 주소들을 반절 뚝 떼서 두 번이나 확인도 않고 발송을 했는데
생각치도 못한 답장들을 여기저기서 받게 되었다.
영국에서, 미국에서, 시골에서, 서울에서, 수련원 원장 신부님까지
함께 뛰었던 회원들에서부터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한데 모여 형제애를 나눔에 부러움이 가득담긴
그러면서 메일을 보내 준 데에 대한 고마움과 내가 일본으로 신학을 간다는 사실에 대한 응원 등 등
뜻하지 않은 형제들의 격려 메일들이 팬레터처럼 쏟아지는 터에
일일이 간단하게라도 답장을 해 주면서 '왜 이렇게 많노' 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괜히 누가누가 메일을 확인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거기에는 평소 흠모하던 선배 신부님들도 계시고 이 주교님처럼 어려운 분들도 있다.
내가 실수를 했던 분도 메일을 읽었고, 별로 내왕도 없는 이들도 읽거나 혹은 읽을 게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않겠지....
처음으로 전체 회원들에게 메일을 전하면서
여러가지를 보게 되는데 그중 재미난 것은 알음알음 답장을 주고 받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누구는 짧게라도 답을 보내오시고 또 어떤 분들은 그냥 스쳐지나가고 만다.
답을 보내주신 분들에게는 나 역시 짧게라도 답을 하면서
평소에 잘 쓰지도 않던 메일을 수도 없이 보내는 요즘은 어찌보면 조금은 귀찮은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들을 두고 피도 다르고 배경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한 수도회에 적을 두고 없던 형제애를 한겹 두겹 쌓아가는 방법이리라.
허술한 메일이라도 간단하게 답해 주시는 회원들을 보면서
단 한 줄이지만(실제로 받은 메일 중에 그런 분도 계셨다) 손수 마음을 써 주는 배려에
괜한 고마움이 올라오는 것은 단 한 줄의 답장이지만 그 배려의 마음이
내게는 절절하게 들리기 때문이리라.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음말씀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단상
수도회에 두 개의 축구팀이 있다.
'이 나이에 축구하랴(이나축)'와 '이 나이에 공부하랴(이나공)'가 그것이다.
'이나축'은 리전트(실습수사)들과 신부님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나공'은 신학원에서 연학 중인 수사님들이다.
이 외에 스타니슬라오 수련원, 수련수사님들로 구성된 팀이 있지만
일 년에 두 번 부활과 성탄절에만 서울로 상경을 하여 축구를 하는 터에
한 달에 한 번 '이나공'과 '이나축'의 정기적인 운동에서는 제외된다.
'이나축'의 매니져인 오 신부님 어머님께서 병환이 깊으셔서 그 곁을 지키셔야 했던 터에
대신 이번 성탄절 빅매치는 내가 축구 진행을 맡았다.
뭐, 모든 사전 작업은(운동장 빌리기, 회원들에게 연락, 축구물품 준비 등) 마당쇠 신부님이 다 하셨고
김포에 있던 나는 당일날 좀 일찍 나가서 준비된 것들을 가동만 시키면 되는 정도다.
기껏 준비한 것이라고는 '호루라기' 정도!
어찌 되었든 당일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4명의 회원들이 참석했고
그 추위속에서도 땀을 흘리고, 응원을 하고, 음식을 나누면서 형제애를 맘껏 발휘했다.
'이나공'의 신학원 수사님들이 대거 술병이 나서(전날 크리스마스이브 파티가 과했는지...)
축구를 좋아하는 세 명의 수사님들이 간신히 참석한 터에 체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이나축' 신부님들께 한 축을 담당하는 '이나공' 멤버들이 겨우 세명 참석했냐며 핀잔을 듣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매치는 수련원 vs 신학원의 구도였기에 수련수사님들이 원정을 온 터에
세 명의 '이나공' 수사님들과 나머지 '이나축'의 기타 잡다하게 '연합팀'을 구성하여
즐거운 성탄절 축구 시합을 할 수 있었다.
축구 시합이 끝나고 기념 촬영을 해서 간단히 리포트를 한 후에
축구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애쓰시는 마당쇠 신부님께 오늘의 행사 스케치를 전해드렸다.
그런데 어머님 댁의 컴퓨터 사정이 좋지 않다며 사진을 첨부한 전체 메일 발송이 불가능 하기에
나보고 대신 회원들에게 리포트 발송까지 오늘의 행사에 대한 책임을 다해 달라신다.
머,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근데 100명이 넘는 메일이라 한 번에 발송되지 않더라)
두 번에 걸쳐 전체 예수회원들에게 축구장에서의 사진과 음식점에서의 건배 사진을 첨부하고
행사 스케치를 간단히 전해 드렸다.
문제(?)는 그 후 부터였다.
전체 메일이라 해서 이메일 주소들을 반절 뚝 떼서 두 번이나 확인도 않고 발송을 했는데
생각치도 못한 답장들을 여기저기서 받게 되었다.
영국에서, 미국에서, 시골에서, 서울에서, 수련원 원장 신부님까지
함께 뛰었던 회원들에서부터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한데 모여 형제애를 나눔에 부러움이 가득담긴
그러면서 메일을 보내 준 데에 대한 고마움과 내가 일본으로 신학을 간다는 사실에 대한 응원 등 등
뜻하지 않은 형제들의 격려 메일들이 팬레터처럼 쏟아지는 터에
일일이 간단하게라도 답장을 해 주면서 '왜 이렇게 많노' 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괜히 누가누가 메일을 확인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거기에는 평소 흠모하던 선배 신부님들도 계시고 이 주교님처럼 어려운 분들도 있다.
내가 실수를 했던 분도 메일을 읽었고, 별로 내왕도 없는 이들도 읽거나 혹은 읽을 게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않겠지....
처음으로 전체 회원들에게 메일을 전하면서
여러가지를 보게 되는데 그중 재미난 것은 알음알음 답장을 주고 받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누구는 짧게라도 답을 보내오시고 또 어떤 분들은 그냥 스쳐지나가고 만다.
답을 보내주신 분들에게는 나 역시 짧게라도 답을 하면서
평소에 잘 쓰지도 않던 메일을 수도 없이 보내는 요즘은 어찌보면 조금은 귀찮은 행동이지만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들을 두고 피도 다르고 배경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한 수도회에 적을 두고 없던 형제애를 한겹 두겹 쌓아가는 방법이리라.
허술한 메일이라도 간단하게 답해 주시는 회원들을 보면서
단 한 줄이지만(실제로 받은 메일 중에 그런 분도 계셨다) 손수 마음을 써 주는 배려에
괜한 고마움이 올라오는 것은 단 한 줄의 답장이지만 그 배려의 마음이
내게는 절절하게 들리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