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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라헬의 통곡소리 본문

매일의 양식

라헬의 통곡소리

해피제제 2011. 12. 28. 07:21
1독서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빛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게 되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복음말씀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단상

문득 내 자신 보다 더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자문하게 된다.
아마도 사랑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닐지 짐작해 볼 뿐이다.
오래전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회상해 보면 그래 보인다.
눈을 뜨고 눈을 감기까지 온 종일 내 삶은 사랑하는 이에게 꽂혀 있었으니....

그런 추억을 더듬어 삶에서 마주하는 이들에게 그 사랑을 전해 보려 하지만
몸과 마음을 다 내 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옴팡 사랑에 빠지지 않는 한은 여전히 한계가 있는 사랑이다.
내 시간을 찾고, 내 안전을 찾고, 내 수도삶을 먼저 선택하니 그래 보인다.

사랑 아니면 사랑 하지 않음 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지만
모 아니면 도라는 생활방식이 몸에 배인 사람이라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경계 없이 사랑한다는 것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누구는 이런 사랑에 '오만하다'라고 한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그 삶이 행복하게 이어지려면 충실히 사랑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저기 눈을 돌리면 결혼생활이 깨지는 것은 자명할 것이라며
자신의 남편과 아내에, 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사랑을 매일같이 살기에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심지어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조금씩 다른데
하물며 타인을 향한 사랑이야 또 얼마나 그 온도차가 있겠는가....

이 나의 고민이라는 것이 오만하게도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하겠다는 데에 있으니
사람을 대할 때면 매일 처럼 무거워지는 이 고민의 무게라는 것이
지 주제를 좀 알고 살라는 가르침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매번 사랑이 버겁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역시 매번 제풀에 제가 지쳐 버리는 전혀 이상할 것 없는 현상이다.
그 친구의 말처럼 '오만한 것'이 맞다.

하느님이 아닌 이상 피조물의 한계를 깨닫고
지금 앞에 놓인 이들에게 겸손하게 사랑을 전할 수 있기를 청원할 뿐!
그것뿐!


죄 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의 무고한 죽음에 깊은 슬픔을 전하며
문득 더 무너지는 가슴들이 생각나 그이들의 어머니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한다.
주님, 그 어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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