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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몹쓸 사람들... 본문

세상에게 말걸기

몹쓸 사람들...

해피제제 2014. 9. 1. 22:08

 

얼굴도 비추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던 어른에게 진도 팽목항을 다녀왔다 했더니

'수사님 같은 분이 경제도 안 좋은데 자꾸 그런델 가시면 어떡하냐'고 타박하신다. 

평소 존경해 마지 않던 분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되니 괜히 서글퍼진다.

그냥 대꾸 없이 그분의 서운해 하는 마음에 귀를 기울여본다.

 

꼭 한 번 가봐야겠다 다짐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그리고 서운해 하는 분들을 뒤로 하고 꼬박 걸려 먼길 나섰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내둥 비다.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염원을 담아 놓은 목소리들도

땅끝에 이르는 길은 마음도 점차로 멀어지게 하는가 보다.

이런저런 '잊지 않겠다'라는 흔적들은 가득한데

자리를 지키는 것은 휑한 바닷바람과 아무일 없었다는 듯한 고요함뿐이다.

 

그곳이 어딘지를 알 수 없기에

먼 곳에 시선을 두고 묵주 기도를 분향처럼 올린다.

그 짧은 기도에도 자꾸 목이 메여 몇번이고 멈추어 서고 만다.

 

그러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도로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모습들에

쓸 사람들, 몹쓸 사람들....

자꾸 서글퍼진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니

나 살던 나라로 빨리 떠나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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